비수기-내수 침체에도 美-유럽 등 해외서 호조
영업이익률 1.3%P↑… 생산효율성 개선도 성과
현대자동차가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며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26일 1분기(1∼3월) 매출액 20조1649억 원, 영업이익 2조2826억 원, 당기순이익 2조4515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늘어난 107만267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수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한 15만4800대를 팔았으나 해외 판매량이 91만7879대로 22% 증가했다.
현대차의 1분기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1분기 영업이익 2조2826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늘어나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11.3%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주요 수출 시장에서 가격을 깎아 물량으로 승부하는 대신 제값 받기 전략을 통해 ‘실속’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내수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에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16만4000대, 유럽 시장에서는 11만 대를 팔아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4.7%, 12.8%의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미국에서는 딜러들에게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올 초 직영 판매법인이 들어선 독일에서는 매출이 30% 가까이 늘었다. 특히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 업체들의 부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미국, 유럽 등 자동차 본고장에서 현대차가 거둔 1분기 실적은 질적으로도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에서 적재적소에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생산효율성 개선 작업이 맞물리면서 구조적인 생산비용까지 줄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신차 5종을 쏟아내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예고돼 있는 도요타, 혼다, 포드 등 경쟁업체들의 주력 차종 신형 모델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미국시장 산업수요를 1330만 대로 봤으나 현지 경기 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14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3월 ‘그랜저’ 출시를 시작으로 신형 ‘i30’, 신형 ‘싼타페’, ‘싼타페 롱바디’, 아반떼 2도어 모델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7∼12월) 중국과 브라질에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당분간 해외 생산시설 추가 증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질적 성장을 달성한 후에 생산시설 증대를 생각해야 한다”며 “공장 증설보다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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