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자동차, 예술을 만나다… 진화하는 자동차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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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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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쇼룸 전쟁’ 브랜드 철학 느껴지는 테마공간으로 변신
예술 작품 전시회 열고 문화 행사 공간 마련해 주민에 개방하기도


“단순히 차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합니다. 이제 자동차 전시장(쇼룸)은 해당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을 보여주는 공간이자,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재규어·랜드로버 한남전시장(사진)을 운영하고 있는 유케이모터스 류인진 대표는 자동차 쇼룸의 진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남산터널을 지나 한강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재규어·랜드로버 한남전시장은 건물의 아름다운 야간 조경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차를 전시하는 공간에 불과했던 자동차 전시장이 이제는 다양한 테마를 갖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타 브랜드들과 차별화 된 전시장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야흐로 ‘쇼룸 전쟁’인 셈이다.

○ 전시장? 문화공간!

1313m² 규모의 재규어·랜드로버 한남전시장은 9대의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더 많은 차량을 전시할 수 있지만, 다양한 공간 활용을 위해 10대 이상의 차량을 전시하지는 않는다. 넓은 공간을 고객 상담실, 서비스센터 방문 고객 전용 휴게실 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곳은 아예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한 달 동안 한남전시장에서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라는 전시회를 개최한 것. 예술과 자동차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 전시회에는 국대호, 김인태, 윤현정, 하청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전시장이 단순히 자동차를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문화와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남전시장이 있는 일신빌딩에 고 백남준 씨, 자하 하디드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정기적인 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곳도 있다. BMW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광주 통합 전시장을 오픈하면서 2층에 아예 상설문화예술공간인 ‘스페이스K_광주’를 마련했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는 이곳은 BMW 고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다. 광주광역시 최고 상권으로 평가받는 서구 농성동에 자리잡은 광주 통합 전시장은 1347m² 규모의 1층은 전시장으로, 1325m² 규모의 2층은 라운지와 ‘스페이스K_광주’로 활용된다. BMW는 “문화예술의 도시인 광주의 특성에 맞춰 2층에 상설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한 것”이라며 “고객들과 문화적으로 소통해 더 큰 고객만족과 예술적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BMW 코리아의 철학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친환경 흐름 뚜렷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자리잡은 메르세데스벤츠 방배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실내에서 물 흐르는 소리와 대나무 숲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 1층에는 소나무, 돌을 이용한 담벽이 조성되어 있어 한국적 분위기의 정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2층에는 작은 폭포와 연못을 설치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한국적 자연 요소와 전시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데 중점을 뒀다”며 “다른 곳과 차별화된 인테리어에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자체를 ‘친환경’ 흐름에 맞춰 설계한 곳도 있다. BMW 대구 전시장은 태양광 시스템을 채택해 하루 평균 56kW의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4개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여기에 절전형 조명 시스템, 절수형 양변기, 급·배수 통합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건물 곳곳에 적용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매장 디자인이 세계로 확대된 경우도 있다. 인피니티가 2005년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선보인 강남 전시장은 벽과 바닥의 소재인 대리석, 원목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한편 주위 환경과의 조화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여기에다 넓은 전시공간에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이 디자인 콘셉트는 ‘아이레디(IREDI·Infiniti Retail Environment Design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인피니티 전시장 디자인의 표준으로 채택됐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전시장의 매출은 어떨까.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한남전시장은 강북이라는 지역적인 한계에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대리점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고 귀띔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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