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핫이슈]‘대형마트 휴무’ 기대반 초조함반 “단숨에 손님 늘진 않겠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단숨에 손님이 늘진 않겠죠.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과거와 달라진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이젠 깨끗하고 위생적이거든요.”

서울 중앙시장에서 30년째 식자재를 팔아온 정종식 씨(57)는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무법의 실행에 대해 소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2일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국의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 3분의 1이 첫 강제휴무를 실시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기대 반 초조함 반’이다. 한동안 시장 상인들은 재래시장의 침체를 이들 ‘유통공룡’에 돌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대형마트의 매출은 25조 원에서 지난해에는 37조 원으로 상승했다. 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이 상인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늘면서 이제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자체 혁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중앙시장 상인들도 이를 몸소 깨친 적이 있다. 인근 왕십리 뉴타운을 비롯해 다수의 재개발 사업으로 “주민이 늘어나면 방문객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장과 불과 500m 떨어진 ‘황학동 롯데캐슬’에 이마트가 입점한 것이다. 법이 개정돼 대형마트 손님을 오히려 전통시장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중앙시장을 찾은 주부 박원경 씨(37)는 “이제 대형마트 농산물이 절대 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확실히 저렴하고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 전통시장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안전 식품을 살 수 있지만 횡단보도를 세 개나 건너며 수많은 오토바이를 피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토로한다.

중앙시장 상인들은 “이제는 대형마트 탓만 할 때가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그 전까지는 정부와 관계기관이 상생을 배려하는 정책을 반드시 유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전통시장#대형마트 휴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