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푸드 이상범 사장 “품질로 외길 승부… 쌀-옥수수 시리얼 세계 1-2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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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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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제품 생산 3년만에 3개국 진출
올 수출 30억-매출 100억 목표

시리얼 제조업체 씨알푸드는 최근 미국 한상(韓商) 유통업체의 바이어에게서 e메일을 받았다. 시리얼에 우유를 부었을 때 5분이 지나도 식감이 유지된다면 샘플을 보내 보라는 내용이었다.

이상범 씨알푸드 사장(55·사진)은 짧은 답신을 보냈다. “이마트에서 직접 사 드신 뒤 결정하십시오.” 굳이 샘플을 보낼 것도 없이 시중에 유통되는 자사 제품을 무작위로 골라 테스트해보라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기자를 만난 이 사장은 “이렇게 자신감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품질이다. 씨알푸드의 쌀 시리얼은 세계 1위, 옥수수 시리얼은 켈로그에 이어 2위”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리얼은 쪄낸 곡물을 눌러 건조한 뒤 순간 고열로 부풀려 만들어낸다. 그는 “차진 곡물을 한 알씩 떼어내 일정한 모양으로 찌는 기술, 수분을 속까지 고루 말리는 기술은 구현하기 매우 어렵다”며 “시리얼업계에서 켈로그와 포스트만이 ‘100년 전쟁’을 벌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씨알푸드는 중소기업청 산하 모태펀드 운용사인 다산펀드(현 한국벤처투자)에서 부사장을 지낸 이 사장과 켈로그 공장장 출신인 방대혁 씨알푸드 부사장이 2007년 설립한 회사다. 2009년 이마트 자체상표(PL) 제품을 만든 데서 시작해 작년 말부터 삼양사의 ‘비디랩’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등 식자재업체에 납품하고 이달에 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에 입점한다.

지난해 중국 러시아에 진출했고 올 2월부터 일본 유통업체 도미나가의 PL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달엔 싱가포르 캐나다 불가리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작년 매출은 54억 원인데 올해는 수출 30억 원을 포함해 100억 원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로 품질 외에 국내산 및 한방 원료, 가격경쟁력 등을 꼽았다. 옥수수를 제외하고 보리 쌀 귀리 밀 등은 국내산을 사용한다. ‘황기 프레이크’ ‘홍삼 담은 프레이크’ 등 한방 원료를 넣은 시리얼을 내놓았고 이달에는 유기농 현미로 만든 시리얼도 선보일 계획이다.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 씨알푸드가 제조하는 이마트 PL 제품은 경쟁사 대비 20%, 씨알푸드 제품은 10% 싸다. 이 사장은 “안전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식품회사들은 초기에는 지명도가 낮아 고전하는 일이 많지만 이럴 때일수록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기업#유통#유통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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