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바닥 찍었다’ 지표는 말하는데…

  • 동아일보

①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 ‘쑥’ ② 주택 인허가 - 착공 급증 ③ 건설 수주액도 상승세
“연초 효과일 뿐 좀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팽팽

이달 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본보기집을 연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그린워크2차’는 2만∼3만여 명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롯데건설이 지난달 선보인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에도 1만 명이 몰렸다. 최근 주요 부동산 관련 경기지표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침체에 빠진 건설경기가 바닥을 친 것이라는 기대감과 건설경기 회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건설경기가 바닥권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는 연초부터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1월 전국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4.4포인트 상승한 109.1로 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수도권이 104.4로 전월(97.8) 대비 6.6포인트 올랐고, 주택경기 침체가 극심한 서울도 106.3으로 전달보다 7.3포인트 올랐다.

주택건설 인허가와 착공 물량도 늘어났다. 1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9411채로 지난해 같은 달(1만8500채)보다 59% 증가했다. 착공물량도 2만765채로 전년 동월 대비 107% 급증했다.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지난해 국내 건설공사 계약액이 130조 원으로 전년(124조 원)보다 4.8% 증가했다”며 “2008년 이후 지속돼온 건설경기 침체가 탈출 국면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 수치”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올 1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도 7조9200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7% 증가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3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 전망치도 2월 실적치보다 7포인트 오른 73.7에 이르렀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3월 건설경기가 2월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건설경기는 이미 지난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 발주 공사가 늘고 있고, 지방에 이어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난 여러 건설 관련 지표들의 상승세 전환은 기저(基底)효과나 연초효과일 뿐 본격적인 건설경기 회복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혹한기가 지나면서 공사발주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과 기저효과 등으로 건설 관련 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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