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코리아]한국원전 지진·해일 완벽방어 업그레이드

  • 동아일보

해안방벽 10m로 높이고 강진 발생 시 원자로 자동 정지…

안전시설을 보다 확충한 고리원전 전경
안전시설을 보다 확충한 고리원전 전경
울산시 북구 울산공항에서 국도 7호선을 따라 승용차로 1시간가량 달리면 국내 원전의 효시(嚆矢)인 고리 1호기가 있는 고리원전본부가 나온다. 이곳은 2월 말 고리 1호기의 해안 방벽을 높이는 공사 착공을 앞두고 최종 설계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은 대규모 지진에 따른 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이다. 발전소 주요 설비들이 물에 잠기고 냉각장치가 망가지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은 발생가능성이 있는 지진과 해일에 대비해 용지와 시설이 안전하도록 설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우선 해일에 대한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고리원전의 해안방벽을 다른 원전의 용지 높이 수준인 10m로 높여 짓는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0월에 설계용역을 끝내 올 12월까지는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 비상전력계통과 안전설비가 침수될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구조물을 내진 방수문으로 바꾸고 환기구 등의 침수 방호조치를 2014년까지 국내 전체 원전에 한다.

일본 원전사고로 국내 원자력시설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3월 23일부터 한 달 동안 국내 전 원전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에는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와 감독기관 전문가 등 총 73명이 참여했고 ‘지진 발생→대형 해일→전력 차단→대형 원전사고’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총 6개 분야 27개 항목에서 안전성을 살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은 조사 결과 구조물의 안전성 분야는 과거 지진기록 및 지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볼 때 안전하게 설계·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지진뿐 아니라 해일에 의한 구조물 안전성 분야에서도 국내의 모든 원전은 안전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기능을 추가했고 일본 원전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비상전력계통과 사용후연료 저장조 냉각계통 등 주요 안전설비는 침수방지를 위한 방수문 및 방수형 배수펌프를 추가할 예정이다.

내외부 전원의 공급 중단에 대비해 원자로당 2대의 비상발전기와 발전소별로 대체 비상발전기도 구비하고 있어 발전소 내 모든 전원이 꺼져도 원자로 및 사용후연료의 냉각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비상 발전차, 소방차 등을 침수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대기시켜 어떠한 경우에도 운전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발전방식을 총동원하더라도 겨울과 여름철의 최고전력수요 기간에 전력예비율이 4∼6%대까지 떨어져 제한 송전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3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요금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던 데는 원자력발전의 기여가 컸다. 이러한 점에서 당분간 국내에서는 원자력발전이 기반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수원 측은 “일본 민간기업 도쿄전력의 경우 경영상의 이유로 안전설비의 추가 확보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기업인 한수원이 ‘안전 최우선 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정해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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