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서울 보라매병원장 “비싼 진료비-긴 대기시간 스마트폰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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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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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료결합 벤처 ‘헬스커넥트’ 대표 이철희 서울 보라매병원장

이철희 헬스커넥트 대표는 지난달 17일 “의료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 앱을 골라 쓰듯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헬스커넥트는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함께 만든 헬스케어 전문 조인트벤처(JV)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이철희 헬스커넥트 대표는 지난달 17일 “의료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 앱을 골라 쓰듯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헬스커넥트는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함께 만든 헬스케어 전문 조인트벤처(JV)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병원에 갔을 때 무엇이 가장 불편하던가요?”

이철희 서울 보라매병원장은 지난달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먼저 이같이 질문했다. 그는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정보기술(IT)과 의료를 결합한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설립한 조인트벤처(JV)인 ‘헬스커넥트’의 대표다. 서울대병원의 IT 자회사인 이지케어텍 대표를 지낸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비싼 진료비, 긴 대기시간, 무성의한 진료가 가장 큰 불만”이라는 말에 이 원장은 “20년 전에 전기요금을 내려면 은행에서 2시간씩 줄을 섰지만 지금은 모바일 뱅킹으로 기다릴 필요가 없죠. 의료에도 IT를 접목하면 환자들의 불만이 확 줄어들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헬스케어는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통신기기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의사가 스마트폰으로 환자에게 건강정보를 보내는 웰니스 서비스와 실제 의료 상담도 하는 원격진료 서비스로 나뉜다. 병원을 찾지 않아도 돼 식이요법 운동 등 자기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이 대표는 “헬스케어는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의료 접근성을 해소할 수 있어 의사도 환자도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특히 스마트 기기는 개개인이 휴대하는 기기라 제품에 대한 애착이 크고, 그 기계를 이용해 치료한다면 환자들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성질환의 경우 일반 진료보다 헬스케어로 치료하는 게 더 차도가 있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증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의사들은 너무나 많은 환자를 봐야 하고 환자들은 굳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는데도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비용을 지출한다”며 “헬스케어 시스템이 정착되면 의사를 꼭 필요로 하는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할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헬스케어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건강관리뿐 아니라 원격진단도 허용되면 환자들이 서울대병원처럼 대형병원만 찾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그래서 헬스커넥트도 우선은 원격진료보다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의사가 다이어트 처방을 해주면 소비자는 역시 스마트폰으로 이를 확인하고 실행하는 것. 또 스마트폰에 연결된 센서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자동으로 측정해 의사에게 보내주면 의사는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린다.

이 대표는 “헬스케어가 실행되면 환자는 자신의 병력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조회해 볼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의료 주권을 병원에서 환자에게 넘기는 일”이라며 “헬스케어가 본격화되면 나중에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에서 원하는 앱을 골라 쓰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생각을 내비치면 헬스케어를 반대하는 의료계에서 자신을 좋지 않게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시스템이 이 같은 경쟁구도로 흘러가고, 의료계도 이런 큰 물결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헬스케어 ::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등을 결합해 일상생활에서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폰으로 혈압 체중 등 각종 건강정보를 측정한 뒤 의료진에 이를 송신하는 식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유망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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