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고졸 신입 110명 선발… 화제의 합격자 2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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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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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진주’ 같은 고졸… 그래서 10% 더 뽑았다

“원영이 너는 왜 가냐. 가지 마.”

10월 경남 진주시 대아고교 교사들은 대우조선해양 고졸 신입사원 공채 설명회에 가려던 3학년 최원영 군(18)을 만류하고 나섰다. 430명의 3학년 학생 중 항상 5등 안에 들었던 최 군의 성적을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 군은 결국 입사 지원서를 냈고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대우조선이 12일 발표한 고졸 신입사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 영역(2등급)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최 군이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 ‘편견을 깨고 싶다’


“대학을 졸업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최 군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이런 그에게 대우조선의 고졸 신입사원 공채 소식은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 군은 대우조선 홈페이지를 찾아 지원 조건과 입사 후 교육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폈다.

“교육 과정을 보니 대학 못지않은 교육 과정인 데다 이를 통해 대졸 못지않은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최 군의 진심을 안 부모님은 그의 선택을 지지해줬지만, 몇몇 선생님은 “네 실력이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家長)은 가정에 대한 책임이 있고, 교장은 학교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임원과 사장은 회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대우조선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고졸? 여성? 그게 어때서요?”


대우조선이 선발한 110명의 고졸 신입사원 중 여성은 약 22%인 24명. 인천 신현고 3학년 이민지 양(18)도 그중 한 명이다. 이 양은 “수시모집에 원서를 쓰면서 ‘등록금도 부담이 되는데 꼭 대학을 나와야 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회사에 입사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목표는 명확하다. 고졸과 여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는 것이다.

“고졸, 여성이라는 수식어 대신 ‘업무에서 최고’라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 우수 인재 많아 10% 추가 선발


당초 대우조선이 계획했던 선발 인원은 100명이었지만 우수 인재가 몰려 10% 늘어난 110명을 뽑았다. 경쟁률은 32 대 1에 달했다. 합격자 가운데는 일반계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특수목적고, 새터민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고 출신도 있다. 대우조선은 지원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을 순회하면서 면접을 실시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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