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돼지고기보다 더 팔린 쇠고기,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4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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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국산 축산물 매출 51%가 쇠고기

전국을 휩쓴 구제역 여파로 9년 만에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4일 롯데마트가 올해 1¤11월 자사의 축산물 판매를 분석한 결과 쇠고기가 국산육류 매출의 51.4%를 차지했으며 돼지고기가 34.8%, 닭고기가 13.8%였다.

돼지고기는 2003년부터 작년까지 줄곧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는데 9년 만에 쇠고기에 역전당한 것이다.

이는 작년 11월 경북 안동의 한 농장에서 키우던 돼지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판명된 이후 올해 초까지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일단 구제역 여파로 돼지 331만여만 마리가 살처분돼 농가의 사육두수가 30% 정도 감소했다. 소도 살처분됐지만 그 규모가 약 15만 마리로 돼지보다 작았고 돼지 대신 소를 택하는 농가가 늘어 사육두수가 20% 증가했다.

이 때문에 돈육 가격은 크게 오르고 우육(牛肉)값은 많이 내렸고 소비자가 돼지 대신 소를 택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올해 롯데마트의 한우 등심(1+등급, 100g) 평균 판매가격은 7200원으로 작년(8500원)보다 15% 정도 하락했고 특히 7¤9월에는 30% 정도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냉장 삼겹살(100g)의 평균 가격이 2420원으로 작년(2040)원보다 18% 정도 올랐으며 휴가철이 낀 7¤8월에는 30% 정도 치솟았다.

아울러 이상기온 현상으로 갈치나 고등어 등의 어획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쇠고기가 수산물 수요도 일부 대체한 것으로 롯데마트는 보고 있다.

한편, 가격 폭등 때문에 정부가 돼지고기에 부가하던 25%의 관세를 폐지해 외국산 돈육 판매도 크게 늘었다. 작년에는 전체 수입 축산물 매출 가운데 돈육의 비중이 5.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4.6%가 됐다. 돼지고기가 10%를 넘은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미국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작년 1¤11월에 비해 13배 정도 늘었고 롯데마트의 전체 삼겹살 매출의 5%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반쯤이면 돈육의 공급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돼지고기 판매가 다시 쇠고기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외국산 축산물이 가격이 많이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국산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마트를 기준으로 2000년도에는 국산 쇠고기가 외국산의 3배 정도로 잘 팔렸지만, 올해는 외국산이 쇠고기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장은 "다양한 마케팅과 할인 판매로 국산 축산물 소비촉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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