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근혜 테마주 ‘된서리’

  • 동아일보

당국, 루머 합동단속 나서자 일제히 주가 급락

금융당국이 테마주 단속에 나서면서 각종 테마주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한국거래소와 함께 루머 단속반을 운영하고 허위 정보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검찰 경찰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증권방송, 인터넷 카페, 분석자료 등에서 자료와 댓글을 분석해 고의적인 루머 유포를 밝혀내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테마주를 집중 매매하는 투자자를 별도로 관리하기로 하고, 이들의 매매 동향을 실시간 감시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한국거래소는 “인터넷과 증권방송을 통해 확산된 루머가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현, 솔고바이오, 안철수연구소 등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는 처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테마주들은 이날 폭락세를 보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테마주로 부각된 안철수연구소는 전일보다 10.93% 급락한 7만5000원에 마감됐다. 솔고바이오와 대현도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솔고바이오는 이 회사 사외이사가 안 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정보가 돌면서 이달 들어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금감원 조사대상으로 꼽힌 대현도 하한가를 보였다. 대현 주가는 이 회사 대표이사가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와 함께 찍었다는 사진이 유포되며 급등했으나 사진 속 인물이 대현의 대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저출산 대책을 강조하며 떠오른 박근혜 테마주도 된서리를 맞았다. 아가방컴퍼니는 하한가로 거래를 끝냈고, 보령메디앙스는 하한가에 가까운 14.29% 급락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테마주로 알려진 현대통신과 코엔텍도 급락했다. 코엔텍은 정 전 대표가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2대 주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몽준 테마주로 꼽혔고, 현대건설 사장을 맡았던 이내흔 씨가 최대주주인 현대통신도 같은 테마로 주가가 올랐다. 정치인 테마주뿐 아니라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으로 주목받은 동양철관, 하이스틸 등도 이날 각각 12.16%, 8.97%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테마주 단속에 대해 “작전 세력들은 이미 이익을 챙기고 숨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대선 관련 테마주들은 당분간 조심하라”는 메신저가 나돌았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의 끝이 좋은 적은 없다”며 “상당 기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다고 예상하면 테마주가 언제든 다시 난립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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