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서 안드로이드폰 1차 격돌…2차전은 TV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애플의 아이폰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구글이 전선(戰線)을 TV 시장으로까지 확대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애플 TV’를 기반으로 안방 시장을 넘본다면 구글은 온라인 방송과 유료 케이블TV 회사를 세워 방송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접근법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다.

5일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2006년 인수한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24시간 온라인방송 채널 100여 개를 올겨울부터 내년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이 올리는 동영상으로 운영되던 유튜브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실상 온라인 방송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대중문화 스포츠 음악 건강 경제 등 19개 카테고리로 서비스 될 온라인 방송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가수 마돈나가 댄스 채널을, 미국의 유명한 스케이드보드 선수인 토니 호크가 스포츠채널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자체 조사한 결과 20%의 미국인들이 이미 TV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서비스 비용만 내면 무한대로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기가옴의 라이언 라울러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판매되는 모든 TV에는 인터넷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통적인 TV와 인터넷방송의 벽이 허물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구글은 이와 별도로 현재의 케이블TV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구글은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는 캔자스시티를 거점으로 인터넷망을 이용한 유료 케이블TV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컴캐스트와 같은 케이블TV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대형 방송사들은 구글의 이런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구글이 25억 달러의 온라인 광고 시장을 넘어 1500억 달러의 방송 광고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방송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 결국 애플과 다시 만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현재 개발 중인 애플TV가 시판되면 애플TV로 볼 수 있는 방송콘텐츠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이 아이팟을 내놓으면서 ‘아이튠스’를,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자를 따돌린 것과 거의 유사한 방식이다. 애플이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해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전략을 잘 알고 있는 구글은 인터넷망을 적극 활용한 방송콘텐츠 구축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글의 전 생산담당 책임자였던 케발 데사이는 “TV가 웹과 더 연결되면 될수록 구글과 같은 인터넷회사들이 낮은 가격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은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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