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갈린 차이나 펀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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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주식펀드’ 3개월새 30%이상 폭락
‘中본토펀드’는 손실률 13.58% 선방

홍콩 주식시장의 상장 종목에 투자하는 ‘중국주식펀드’가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30% 이상 폭락했다. 반면 상하이, 선전 등 중국 본토증시에 투자하는 중국본토펀드의 손실률은 같은 기간 13.58%에 그쳤다.

10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394개 중국주식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31.55%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본토펀드의 손실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국주식펀드가 몰락한 것은 8월 이후 해외자금이 홍콩을 빠져나가면서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유럽 위기에 과민하게 반응해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 증시보다 하락 폭이 컸다. 올 하반기 들어 프랑스, 독일 증시는 20%대의 하락률을 보였지만 홍콩 항셍지수는 27.45%, H지수는 30.71% 각각 폭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은행들과 부동산업체들의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급락했다.

홍콩 증시의 폭락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초래한 해외자금 이탈과 함께 불법 대출 등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1년 동안 ―30%에 이르는데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자산은 여전히 중국에 쏠려 있다. 8월 말 기준으로 해외펀드의 지역별 투자 비중은 중국이 35.9%로 가장 높았다.

증권업계는 중국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위험이 지속되면 은행주를 중심으로 홍콩 증시가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주식펀드에 비해 중국본토펀드는 상대적으로 해외 악재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본토펀드인 ‘PCA 차이나드래곤 A주 자 A-1[주식]ClassA’펀드는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이 3.44%를 보였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일부 중국본토펀드도 최근 한 달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는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면 신흥국 주식 중 대외의존도와 경기민감도가 낮은 중국본토펀드나 인도네시아 및 인도펀드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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