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은행 삼국지… “적의 안방에 점포 꽂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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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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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경남은행 텃밭 시장은 포화상태… 상대 지역 진출 노려

영남권 지방은행인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이 ‘동남권 금융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서로 상대방의 안방에 점포를 개설했거나 연내에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이미 텃밭인 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새 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대구은행은 부산·경남권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부산영업부를 동남본부로 승격했다. 9월 중으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지점을 개설하고 연내에 서부산권 공단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다. 최근 경남은행의 텃밭인 울산에 두 번째 지점을 낸 대구은행은 울산공단과 창원공단 지역에 추가로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출범을 계기로 대구·경북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성장거점을 찾아야 한다”며 “동남권 ‘DGB금융벨트’를 구축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부산은행도 대구·경북권 공략에 나섰다. 부산은행은 4월 경주시 외동에 점포를 연 데 이어 3분기 내로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대구영업부를 열고 10년 만에 대구에 재진출할 예정이다.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교두보를 마련해 차츰 대구에 영업망을 늘려갈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1992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지점을 열었다가 2002년 2월 철수한 바 있다.

부산은행은 경남에도 추가로 점포를 열고 영업력을 강화한다. 경남의 핵심 경제도시인 창원에 팔용동지점을 열고 연내에 진주에도 영업점을 개설해 서부경남지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진주는 1970년 철수한 이후 41년 만에 다시 진출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경남의 부산은행 영업점은 김해 7개, 양산 6개, 창원 4개, 진주 1개, 거제 1개 등 모두 19개로 늘어난다. 한편 부산은행이 경남권에서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자 경남은행도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부산에 2개의 영업점을 연이어 개점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경남은행 부산 범일동지점을 열고 프라이빗뱅크(PB) 업무 등 부산 VIP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부산진구 부전동 센트럴스퀘어에 센트럴지점을 열었다. 경남은행은 1일 부산에서 ‘수출입거래 우수기업 초청 세미나’를 여는 등 부산지역 기업고객에 대한 영업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영남권 지방은행들이 상대방의 텃밭을 공략하는 것은 이미 장악하고 있는 주력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모두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공격적으로 영업망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영남권에는 부산은 물론이고 울산 창원 등 돈이 몰리는 곳이 많은 데다 대구·경북, 부산·경남, 울산 등 상대 지역에 동향 출신 인사도 많이 진출해 있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진출하기도 용이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서울의 시중은행들이 부산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는 등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져 부산지역을 사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영남권 전체와 수도권으로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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