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회장, 취임 넉달 만에 처음 ‘분명한’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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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철회 반대… 반값 등록금은 즉흥정책”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이 취임한 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 반값 등록금 등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허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감세 철회에 대해 “(세금을 더 걷느냐 마느냐는) 그분들(정치인)이 선택하면 되는 문제이지만 기업은 재원이 많아지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감세 철회에 반대한다는 말이냐”는 확인 질문에 그는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성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반값 등록금’을 예로 들어 비판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 같은 것은 즉흥적으로 만든 것”이라면서 “등록금이 반값이면 직원들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대기업으로서는 좋지만 그렇다고 대기업이 찬성해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 회장은 “경제계 현안과 관련해 반값 등록금 같은 사안이 생길 때마다 코멘트하거나 반박 성명을 내겠다”고도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동반성장’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해서는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무조건 도와주면 자생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대통령이 더 잘하라고 격려해 준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정책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 기름값을 L당 100원 인하한 것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업이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개월 동안의 한시적 기름값 인하조치를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름값 인하로 정유사의 2분기 손실이 크다. 그 정도 고통 분담했으면 충분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허 회장은 “잘살거나 못살거나 모든 사람에게 100원을 (인하해)주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 금액을 다 모아서 못사는 사람을 도와주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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