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학생 인턴 프로그램 ‘모바일 퓨처리스트’

  • Array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모바일 업무 경험 ‘꿩 먹고’… 전국 대학생 교류 ‘알 먹고’

《 대학생 김준영 씨(26·경희대)는 3년 전 ‘모바일 퓨처리스트’라는 KT 대학생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주위로부터 “도대체 뭐하고 다니느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금까지도 동료 인턴들과 함께 단체로 옷을 맞춰 입고 캠퍼스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곤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책상머리에 앉아 펜만 굴리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 활동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
KT의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인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가한 대학생들. 이들은 모바일 관련 실무를 경험하는 것 외에도 전국에서 모인 300명의 학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KT 제공
KT의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인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가한 대학생들. 이들은 모바일 관련 실무를 경험하는 것 외에도 전국에서 모인 300명의 학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KT 제공
KT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모바일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학생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선 선발 규모부터 다르다. 전국의 30∼40개 학교 대학생 300명을 뽑아 약 8개월간 운영한다.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도 특별하다. 예컨대 KT가 ‘올레 로밍 서비스 개선안’, ‘유클라우드 활성화’ 등을 모바일 퓨처리스트 프로젝트로 공고하면 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지원한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대학생 인턴들은 KT 직원들과 함께 여러 주에 걸쳐 해당 프로젝트에 매달려 실무를 익힌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KT는 모바일 퓨처리스트 참여자로 뽑힌 대학생들에게 최신 모바일 기기를 제공하고 통화요금도 일부 지원한다. 지난해 선발된 학생들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받았다. 하지만 이런 혜택만 보고 지원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소화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혹독한 개인 프로젝트와 팀별 미션


흔히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의 해병대’라 불린다. 참가자들의 미션이 그만큼 많고 강도도 세기 때문이다. 개인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완수할 때마다 일정 점수가 부여된다. 팀별로도 3개의 미션이 주어지는데 끝날 때마다 점수를 매긴다. 한 학교에 한 팀만 참가할 수 있다. 최종 팀 점수와 개인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온 점수를 합쳐 그해의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팀에는 해외연수 기회를 주지만 성적이 부진한 팀(학교)은 다음 해 모바일 퓨처리스트 선발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2003년 시작된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당시 KTF가 젊은 세대를 겨냥해 구전(口傳)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황태선 KT SNS마케팅팀장은 “젊은 세대를 상대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다가 학생들이 실무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동시에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바일 퓨처리스트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 프로그램에 재수, 삼수하는 학생들도 태반이다. 반대로 한번 들어오면 김 씨처럼 몇 년씩 계속하는 ‘터줏대감’도 많다.

지난해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가했던 이새라 씨(23·성신여대)는 폭넓은 사교를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도 학교 밖 사람들은 만나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전국에서 모인 300명을 한 번에 사귈 수 있잖아요.” 한편 박해미 씨(24·성신여대)는 실무 경험을 꼽았다. 박 씨는 “모바일 분야 취업을 꿈꾸고 있다”며 “모바일 퓨처리스트에는 스마트폰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대학생과 사회인은 벌써 2000명을 넘는다. 그들 중 일부는 ‘수류회’라는 이름으로 계속 만나고 있다.

○ 회사가 얻는 것도 많아


물론 KT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얻는 것이 더 많다. 우선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광고를 내보내기 전 몇몇 시안을 이들에게 먼저 평가하게 하고 가장 후한 점수를 받는 안을 선택한다. KT에 대한 로열티도 높일 수 있다. 이 활동에 몰입한 친구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도 KT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고 긍정적으로 인지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팀장은 “이 같은 효과는 KT가 숫자로 가늠하기 힘든 가치”라며 “KT와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모두 ‘윈윈’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