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출장때 노트북-USB 소지 NO”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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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 유출 잇따라 ‘특별 경계령’ 내리기로

기술 유출이 잦은 일부 위험국가로 출장을 가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앞으로 노트북컴퓨터, 휴대용 저장장치(USB) 등을 갖고 나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5일 “기술이 해외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출장을 떠나는 임직원들에게 조만간 ‘특별 경계령’을 내릴 예정”이라며 “노트북 등은 물론이고 휴대전화 소지도 금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출장자의 기술유출 여지를 원천봉쇄하려는 것은 이달 초 이 회사의 중국인 수석연구원이 삼성전자 백색가전의 경영전략과 핵심기술 등을 모국의 경쟁사로 빼돌리려다 구속됐기 때문. 지난해에는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AMK의 간부가 해외출장지에서 만난 삼성전자 직원에게서 파일을 넘겨받는 식으로 반도체 기술 95건을 빼내려다 적발됐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04∼2008년에 적발된 기술유출 시도는 169건. 이 기술이 모두 유출됐더라면 무려 253조5000억 원의 피해가 날 뻔했다. 특히 중국은 이 기간에 85건(50%)의 국내 기술을 빼내려다 적발돼 오명을 남겼다.

중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가 쑤저우(蘇州)에 새로 짓는 액정표시장치(LCD) 7.5세대 공장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막판에 중국 가전업체인 TCL의 지분 참여(10%)를 요구해 기술유출에 대한 의혹을 낳기도 했다.

박찬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설계도면 등 각종 문서들이 점차 디지털 정보로 처리되면서 기술유출이 쉬워졌다”며 “경쟁국으로 기술이 빠져나가면 업계의 기반 자체가 와해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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