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저가 → 프리미엄’ 이미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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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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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에쿠스 북미출시 맞춰 슬로건 ‘모던 프리미엄’으로
별도 고급브랜드 신설 고심

현대자동차가 ‘저가(低價)’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다. 현대차는 글로벌 마케팅 슬로건을 현재의 ‘드라이브 유어 웨이(Drive Your Way)’에서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별도의 브랜드를 신설할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생존 위해 ‘고급’ 이미지 필요

현대차가 6년 만에 슬로건을 바꾸는 것은 중·소형차 위주의 저가 경쟁에 주력했던 지금까지의 전략을 바꿔 고급차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본격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새로운 슬로건과 마케팅 전략을 내년 1월 개막하는 ‘2011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다.

고급화 전략을 도입하는 이유는 글로벌 판매가 향상돼 자신감이 붙은 데다 그동안 현대차가 강점을 보여 왔던 중·소형차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철묵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인도에서 입지가 약했던 도요타, 혼다 등이 중저가 차를 대거 선보이는 데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성장세도 위협적”이라며 “현대차는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지 않으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 전략은 내년 초 북미 시장에 ‘에쿠스’를 출시하는 것과 시기를 같이한다. 에쿠스의 경쟁차종은 ‘렉서스 LS460’, BMW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시리즈’ 등이다.

○ 브랜드 관련 3개 시나리오 검토 중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 전략은 △우수 딜러를 집중 육성하는 등 딜러망 보강 △전시장을 창의적으로 구성해 소비자의 관심 유도 △혁신적인 마케팅 아이디어 발굴 등 3가지로 집약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장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와 관련된 3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제네시스’로 불리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되 현대차 전시장에 별도의 공간과 전속 영업인력을 두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도요타의 ‘렉서스’, 혼다의 ‘아큐라’처럼 브랜드를 분리해 별도의 딜러체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가 향후 럭셔리 모델 2종을 추가로 선보이면서 유럽과 일본의 고급 차종과 직접 경쟁할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이 신문은 분석했다. 마지막으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고급 차종을 현대차 브랜드로 계속 끌고 가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북미 시장은 전 세계에서 고급차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어서 이 지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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