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품 이상무” MD들의 ‘유비무寒’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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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예보에 바짝 긴장… 여름부터 물량 확보전

23일 오전.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과 내륙지방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낮에는 기온이 올라 ‘반짝 추위’로 그쳤지만 느낌은 심상치 않다. 지난겨울부터 올봄까지 이어진 ‘혹한’이 올해도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 때문이다.

유통가도 바짝 긴장했다. 유통업계의 상품기획자(MD)들은 이미 여름부터 겨울에 대비해 겨울용품의 물량 확보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올봄까지 추위가 길어져 ‘없어서 못 판’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 디앤샵의 김해동 패션잡화 MD는 6월부터 양털 부츠(어그부츠) 물량 확보에 나섰다. 10월부터 제품 매입에 나섰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4개월이나 빠른 발놀림이다. 김해동 MD는 “중저가 양털 부츠는 지난해의 2배 이상 물량을 확보했고 해외 인기 브랜드는 지난해 재고까지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실 디앤샵 홍보팀장은 “올해 일찌감치 혹한 징조가 보이면서 인기 상품은 MD들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물량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GS샵의 침구 담당 안선영 MD는 8월 삼복더위에 거위털 이불을 사기 위해 헝가리로 날아갔다. 헝가리는 세계 최대 거위털 산지다. 안 과장은 1월부터 거위털 이불 확보를 위해 선주문을 넣은 뒤 8월 상품을 확인해 수입했다. 안 과장이 확보한 물량은 1만5000점. 지난달부터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한 거위털 이불은 매진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김지훈 롯데닷컴 MD는 7월부터 온열매트 구입에 나섰다. 지난해보다 3배 늘린 1만 장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회사 패션의류팀 강수진 MD 역시 겨울 의류를 6월부터 준비해 ‘품절’ 사태 방지에 나섰다.

신세계몰의 11월 최고 인기 상품인 플라스틱 아일랜드 털 베스트는 박진주 신세계백화점 MD의 ‘작품’이다. 지난해 히트 상품이던 털 베스트가 올해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봄부터 제품을 기획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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