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핵연료 피복관 상용화-수출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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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서 佛 아레바에 승소… 年 500억 수입대체 효과

사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이 독자 개발한 원자력 관련 기술의 유효성을 놓고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 아레바와 5년 넘게 벌여온 국제 특허소송에서 승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6일 정용환 원자력융합기술개발부장팀이 개발한 핵연료 피복관 ‘하나(HANA·사진)’를 두고 벌어진 국제 특허소송에서 프랑스 아레바를 누르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핵연료 피복관은 원자로에 들어가는 우라늄 핵연료를 감싸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나오지 못하게 막는 1차 방호벽이자 핵반응으로 발생한 열을 냉각수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개발은 물론이고 검증이 어려워 지금껏 아레바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소수 선진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독점해 왔다.

원자력연구원은 2004년 지르코늄 합금으로 하나를 개발해 유럽특허청(EPO)에 특허를 등록했지만 2005년 아레바 측이 기존 특허에 비해 새로울 것이 없다며 10개 항목에 특허무효 소송을 걸었다. 그 뒤 수차례 서류를 제출하며 공방을 벌이다 올해 8월에는 아레바가 ‘최종 구두심리’를 신청했지만 결국 이달 3일 EPO는 “아레바의 무효 신청은 법률적, 기술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하나의 상용화는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부터 국내 원전에 사용될 예정으로 연간 500억 원의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장은 “2007년부터 영광 원전 1호기에서 2012년 끝나는 1단계 연소시험을 수행하고 있는데 외국 제품보다 40% 이상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원자력 분야에서 독자 기술로 선진국과 경쟁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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