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중나모 압수수색]천신일 회장-이수우 임천공업 대표 관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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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대학동기가 李에게 千 소개… 불황 닥치자 대출등 청탁 정황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4·구속기소)는 언제 어떻게 알게 돼 청탁 대가로 수십억 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을까. 이 대표가 거액의 현금과 상품권은 물론 천 회장이 추진해온 옛돌박물관에 철근 10억 원어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천 회장의 자녀가 임천공업 계열사의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사업상의 관계를 넘어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데다 이렇다 할 학연이나 지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임천공업은 이 대표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동업해 세운 작은 고철회사가 모태였다고 한다. 대형 조선업체에서 고철을 독점적으로 받아 폐기 처리하는 사업을 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이 대표도 합류해 조선사에 철강을 납품하는 것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 한 지인에게서 천 회장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천 회장과 이 대표 양쪽을 모두 잘 아는 삼미특수강 고위임원 출신의 A 씨가 두 사람을 연결해 인연을 맺게 됐다는 것. A 씨는 이명박 대통령과도 고려대 동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도로 보면 천 회장과 이 대표는 사적으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정권이 바뀌면서 이 대통령의 친구이자 최측근인 천 회장에게 힘이 실리자 이 대표가 자연스럽게 사업상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줄 것을 청탁하게 됐다는 추론이 유력하다. 2007년까지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극심한 불황에 빠졌고 이후 이 대표가 천 회장에게 대출 등 여러 가지 사업상 청탁을 한 것이란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나아가 천 회장의 자녀 3명이 임천공업의 주식 14만 주를 비롯해 K공업 주식 2만1000주, K기업 주식 2만3100주를 보유한 것도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관계자들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 제철화학을 설립해 철강업에 종사했던 천 회장이 사업관계로 이 대표 주변 사람들과 잘 알고 지냈다는 얘기도 있다. 천 회장은 옛 포항제철에 코크스 납품을 독점하기도 했는데, 여러 철강회사와 거래관계를 맺으면서 이 대표를 소개한 A 씨를 만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천 회장이 임천공업 회장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최근까지 5억 원 정도의 급료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검찰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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