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상장 대기 기업 20곳 넘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올 증시 퇴출기업은 81개사

하반기 증시에서 ‘상장사 물갈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들의 퇴출이 무더기로 속출하는 한편 주식 활황을 기회로 기업공개(IPO)에 몰리는 신규 상장사가 많다.

분식회계에 배임·횡령 혐의로 얼룩지며 퇴출된 네오세미테크를 비롯해 올해 증시에서는 유난히 상장폐지 건수가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0건, 코스닥시장에서 61건으로 총 81개사가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도입되고 회계감사가 강화됨에 따라 연말까지 상장사 퇴출 규모는 1999년 외환위기 당시 89개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실기업들을 솎아내느라 소란스러운 와중에 IPO 역시 여느 해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9월 현재까지 IPO 건수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7건, 코스닥시장에서 49건으로 총 66건이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생명보험사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의 IPO도 활발히 추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전체 IPO 건수(49건)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하반기 IPO 시장의 움직임은 한층 바빠지고 있다. 13일 유통 대장주로 기대를 모으며 상장한 현대홈쇼핑을 시작으로 휠라코리아, HCN 등 지난해 연 매출액 규모가 2000억∼5000억 원에 이르는 우량기업들이 연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들어오기 위해 예심 승인을 마친 기업들인 대구방송, 아이텍반도체, 삼본정밀전자, 시그네틱스, 인화정공, 클릭증권 등을 포함하면 총 20곳이 대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800 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상승세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IPO 시장이 하반기에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 주식인수팀의 이재성 부장은 “시장이 좋아지다 보니 상장 시기를 엿보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과 미래에셋생명, 롯데건설 등 대형 업체들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추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옥석 가리기 과정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컸던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07년 말 거래소가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하면서부터 횡령, 배임, 회계감사로 인한 퇴출이 늘어났다”며 “금융위기를 빠르게 회복하면서 신규 상장사도 늘어나 시장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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