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고소 사태’ 진실공방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18:39수정 2010-09-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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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경영층 사이에 벌어진 권력 암투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은행장이 저지른 금융비리인 것일까.

'신한은행 고소 사태'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사건의 1막이 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 신한금융 지주회사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것이라면 2막은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을 해임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당사자들의 주장은 접점을 찾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180도 다르다.

사건 1막의 결론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고, 2막의 해답은 신한금융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1막과 2막이 어떻게 결론을 맺든 이번 고소 사건은 신한금융 후계구도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친인척이다' vs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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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배경에서 '경영진의 권력 암투'를 제외할 경우 진실공방의 시작은 친인척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신한은행은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인 (금강산랜드 대표이사) 홍충일은 신상훈과 사촌매제지간의 친인척이면서 같은 교회를 다니는 절친한 사이임을 과시하면서 (금강산랜드의 실질 사주인) 국일호와 함께 (신한은행에서는 있을 수 없는 불법) 대출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라고 규정했다. 신한은행의 핵심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 6촌 관계가 확실하다"며 "이걸 확인하지도 않은 채 고소를 했겠느냐"고 말했다.

은행 측의 주장에 대해 신 사장은 "국 씨의 처이모가 '신 씨'라는 이유로 신한은행이 나를 친인척으로 몰아갔다"며 "친인척이 아니란 사실은 호적등본만 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씨도 "어릴 때 교회를 같이 다닌 사이일 뿐 친인척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측은 이에 대해 "신사장이 호적등본에는 사촌관계까지만 나오고 육촌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서 등본을 떼어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친인척 논란이 본질이 아니고 은행장이 대출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교회를 다니며 친분을 쌓았다는 이유로 '안 될 대출'을 해주는 것도 문제"라며 "이 사안과 관련해 여러 소문이 있는 만큼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배임, 횡령이다' vs '어불성설'

양측의 상반된 주장은 신한은행이 신 사장, 국 씨, 홍 씨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대목에서도 이어진다. 신한은행은 고소장에서 "금강산랜드 및 관계사인 투모로는 대출금이자 상환능력이 없는 신용불량기업"이라며 "여신심사부에서는 (대출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은행장인 신상훈에게도 직접 보고했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명시했다.

국 회장의 의견은 다르다. 그는 "2006년 우리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꾸려고까지 했다"며 "신한은행에서 '제발 남아달라'고 해서 인정상 거래를 해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엔화대출을 받아서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자를 연체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에게 돌아갈 자문료를 신사장이 횡령했다는 혐의도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은행 측은 "신상훈은 이 명예회장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한 후 자문료 명목으로 15억6000만 원을 신한은행으로부터 수령해 개인적 용도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반면 신 사장은 "경비성 자금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신한은행 창립자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정신적 지주'다.

●심상찮은 재일교포 주주 움직임

현재로서는 1막보다 2막의 결론이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 이사진 가운데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이 속속 귀국해 이사회가 예상보다 일찍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누가 이사회의 승자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일부 재일교포 소액주주들이 신 사장 해임안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교포 주주들 의견을 수렴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에는 '신상훈 동정론'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도쿄 방문 때에는 해임 안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신한금융이 이사회를 열더라도 해임안을 가결시키는 강경책을 고수하지 않고, 해임안 상정을 미루거나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만 시키는 차선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사회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신한금융의 지배구조는 큰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한의 1인자(라응찬 회장)는 금융감독원 검사를, 2인자(신상훈 사장)는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여기에 권력투쟁까지 겹쳤다"며 "두 사람이 동반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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