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글로벌 원전시장, 히타치-GE 사업확장 새 변수

  • 동아일보

글로벌 원자력 시장 경쟁이 점점 뜨거워질 조짐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히타치-GE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5개의 사무실을 새로 열고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2007년 일본 히타치와 미국 GE의 원자력 사업부 합병으로 이뤄진 이 회사는 유럽에 2곳, 중동과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1곳씩의 새 지부를 세워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 히타치-GE의 나가시마 히로타다 원자력부문 수석이사는 “사업 확대를 겨냥한 시장에 미국과 베트남 영국 스페인 폴란드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히타치-GE의 공격적인 행보는 전 세계의 원자력 시장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원자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효율성도 높은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수천억 달러의 수주 경쟁이 달아오르는 상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전기의 25%가 원자력으로 얻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이런 추정을 바탕으로 향후 40년간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시장은 과거 미국 일본 유럽 같은 소수 선진국이 주도해 왔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이 뛰어들어 공세를 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2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원전을 수주했고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는 후발 경쟁국들의 시장진입을 막고자 원전 안전기준 강화를 추진하며 대응에 나섰다. 절치부심해온 일본은 아직 원전이 없는 새 시장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보고 진출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최근 “2030년까지 13개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 일본은 24일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이 이끄는 대표단을 베트남에 파견해 히타치-GE의 원전 수주 시도에 힘을 보탰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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