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한국 월드컵대표 베스트 11, 주식종목에 대입해보면…

  • 동아일보

캡틴 박지성=삼성전자, 군인 김정우=엔씨소프트

17일 아르헨티나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는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베스트 11’을 한국 주식시장에서 찾는다면 어떤 종목이 꼽힐까.

삼성증권은 ‘캡틴’ 박지성을 삼성전자, 공격 최전방의 박주영은 현대자동차 등으로 비교하는 흥미로운 내용의 보고서를 16일 내놓았다. 대표팀에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차두리라는 든든한 포백 라인이 있다면 증시에는 현대건설, 오리온, 신세계, 현대모비스가 있다. ‘건설명가’ 현대건설은 월드컵 3회 출전의 경험과 꾸준한 경기력을 지닌 이영표와 견줄 수 있다. 특히 사우디 리그에서 뛰며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산업 역군인 이영표는 역시 중동에서 활약하는 현대건설과 일맥상통한다는 지적이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는 음식료 업종으로 대표적인 방어주지만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성장성까지 갖춘 오리온과 비슷하다. 순수 국내파로 수비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조용형의 뛰어난 방어능력은 전국 이마트 매장을 기반으로 한국 증시 최고의 방어주로 꼽히는 신세계와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 보고서 증권가 화제
車 핵심전자장비 생산업체
현대모비스는 차두리가 제격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선전과 함께 최근 ‘핵심 전자장비 부품’이라는 중장기 성장 동력까지 장착하며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차두리와 비교됐다.

국내 증시의 미드필더 종목으로는 삼성전자(박지성), 엔씨소프트(김정우), 대한항공(기성용), 제일모직(이청용)이 꼽혔다. 우선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은 현재 전체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의 12%, 코스피 시가총액의 14%를 차지하는 국내 증시의 대표 아이콘 삼성전자 외에 대안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봉 95만 원의 군인 김정우는 투입 단가 대비 효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2009년 기준 영업이익률 44%, 자기자본이익률(ROE) 35%의 경이적인 효율성을 지닌 엔씨소프트와 연결된다. 공격의 시발점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원활하게 공을 전달하는 특기를 지닌 기성용은 수출기업들의 제품을 세계 각지로 보내는 대한항공, 기술이 뛰어난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은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소재분야의 핵심 기업인 제일모직에 비교됐다.

현재는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지만 한때는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던 박주영은 현대차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과거 내수시장에서의 막강한 위상에 비해 수출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렸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쟁사들의 부진을 발판 삼아 미국과 신흥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발광다이오드(LED) 부문 세계 1위 기업을 눈앞에 두고 있어 그리스전에서 11.4km를 뛰며 선전한 염기훈과 비교됐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시 베스트 11로 삼성전자, 신세계, 현대건설, 삼성전기, 현대차, 대한항공 외에 하반기 중국 내의 신규 브랜드 ‘설화수’와 ‘에뛰드’를 내놓을 계획인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삼성화재, 한진해운, OCI, 두산중공업을 꼽았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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