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개념 조종기 ‘키넥트’ LA 공개현장을 가다
RGB-3차원 센서카메라로 사람 몸동작 실시간 인식
MS, 닌텐도-소니에 도전장
비디오 게임기에는 조종기(컨트롤러)가 반드시 있었다. ‘버튼 누르는 맛’ 때문에 격투 게임이나 총싸움 게임은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단연 인기 장르로 꼽혔다. ‘엑스박스360’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MS)도 그랬다. 그런 의미에서 13, 1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표된 MS의 신개념 조종기 ‘키넥트(Kinect)’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종기를 없애고 손과 발 등 우리 몸이 곧 조종기가 됐기 때문이다. 달리기 게임을 할 때는 진짜로 땀나도록 뛰어야 하고 격투 게임은 진짜로 주먹을 날려야 한다. 이에 대해 돈 매트릭 MS 부사장은 14일 로스앤젤레스 윌튼시어터에서 진행한 미디어 브리핑 행사장에서 “인간의 몸이 가장 위대한 조종기”라고 말했다. ○ 조종기 없는 게임 시대… 내가 곧 주인공이자 조종기
키넥트는 15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북미 지역 최대 게임쇼 ‘E3(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0’ 개막전에서 발표됐다. 이미 지난해 E3 행사에서 MS는 ‘프로젝트 나탈’이라는 이름으로 동작 인식기술을 선보였다. 이후 1년 만에 공개되는 키넥트는 올해 E3 행사 중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키넥트는 인간을 뜻하는 ‘Kin’과 접속을 나타내는 단어 ‘Connect’를 결합해 만들었다. 원리는 키넥트 기기 앞에 붙은 RGB카메라(빨강 초록 파랑을 혼합해 색상을 표현하는 카메라)와 두 대의 3차원 센서 카메라가 사람의 몸동작 전체를 거의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것. 3년 전 닌텐도가 발표한 게임기 ‘위(Wii)’에 사용되는 ‘위모트’나 최근 소니에서 발표한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등이 작은 조종기를 쥐어야 동작 인식이 가능했다면 키넥트는 작은 조종기마저 없앴다. MS로서는 닌텐도와 소니를 누를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발매일은 11월 4일(북미 지역 기준). 이런 분위기 덕인지 키넥트 발표 내내 MS 임원들은 “새로운 10년이 다가왔다” “첫발을 내딛는 기분” “전례 없는 큰 발표” 등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 게임은 이제 가상 세계가 아니다
이날 MS는 키넥트 발표와 함께 인간의 몸을 최대로 이용하는 키넥트 전용 게임 6개를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호랑이 등 동물을 쓰다듬으며 교감하는 ‘키넥티멀스’나 요가 게임, 스포츠 게임집인 ‘키넥트 스포츠’ 등은 닌텐도에서 선보인 것들과 크게 차이를 보이진 못했다. 다만 2011년 발매 예정이라고 소개된 ‘스타워즈’의 경우 직접 손을 들고 칼을 베는 시늉을 하는 방식이어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손으로 ‘엑스박스360’ 내의 멀티미디어 기능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친구와 화상 채팅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또 이날 스포츠 채널 ESPN과 파트너십을 맺고 키넥트를 통해 실시간 쌍방향 TV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이나 음악 감상 때는 음성으로 ‘STOP’ ‘PLAY’를 외치면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게 했다.
‘인간의 몸이 최고의 게임 조종기’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MS는 이례적으로 13일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 공연단을 불러 쇼케이스 ‘월드 프리미어-프로젝트 나탈’ 행사를 열었다. 2시간 남짓한 행사였지만 간략한 소개조차 없었다. 오직 ‘몸’이면 충분했다. MS의 마이크 위튼 부사장은 “최대한 단순하게 즐기는 게 기술의 진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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