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러 풀어 환율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기업-은행 선물환거래 축소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가 겹치면서 요동치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외환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 또 은행의 과도한 단기외채가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고 보고 이를 개선해 해외자본의 유출을 막기로 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금융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시장 불안이 없도록 자금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달러를 시중에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원화와 달러를 맞바꾸는 ‘외환스와프 시장’에 보유외환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자금 중개역할을 하는 몇몇 시중은행에 달러를 풀어 유동성을 늘린 뒤 은행들이 원화를 맡기고 필요한 달러를 빌려가는 방식이다. 외환 사정이 더 나빠지면 한국은행이 입찰을 거쳐 시중은행에 직접 달러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7차례에 걸쳐 102억7000만 달러를 시중은행에 공급했다.

정부는 또 기업이 정해진 환율로 달러를 은행에 넘기기로 하는 선물환계약 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어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현재 기업 수출대금의 125%로 정해진 선물환 매도 한도를 낮추기로 했다. 은행이 선물환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단기외채를 많이 들여오는 바람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 투자가가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환차입금 같은 장단기 부채에 은행세를 매겨 은행들이 함부로 해외차입을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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