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주말마다 나는 세컨드 하우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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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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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도시직장인 전원주택 구입-웰빙 바람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38)는 매주 금요일에는 퇴근한 뒤 강원 홍천군으로 향한다. 지난해 4월 마련한 전원주택에서 부모님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1억2300만 원을 투자해 대지면적 480m², 건축면적 60m²의 아담한 집을 짓고 텃밭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김 씨는 텃밭도 일구고, 정원에서 가족들과 숯불바비큐 파티를 즐기거나 책을 읽는 등 휴식을 취한다. 서울에 올라오는 건 월요일 아침. 일주일의 사흘은 주말주택에서 자고, 나흘은 서울 집에서 사는 셈. 그는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해 주말에 스트레스를 푸니 주중 업무 효율이 훨씬 높아졌고 부모님도 시골생활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만족했다.》
차로 2시간 이내 거리
1억 원대 투자
50∼60㎡ 소형주택 지어
텃밭 등 가꾸며 전원생활


최근 들어 서울 등 도시에서 가까운 경기나 강원, 충청 지역에 1억∼1억5000만 원을 투자해 작은 주말주택을 짓고 ‘세컨드 하우스’로 쓰는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집의 크기나 외관보다는 텃밭을 일구는 등 전원생활 자체를 즐기고 싶어 하고 웰빙과 다운시프트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도시를 떠나 농촌에 정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처럼 도시에 직장을 두고 주말에 전원주택을 오가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정기적으로 별장과 집을 오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가리키는 ‘스플리터(splitter)’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베이비붐 세대 수요 높아


주택마케팅전문업체 ㈜홈덱스가 4월 열린 ‘2010홈덱스 스프링’ 건축박람회 방문자 20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년 이내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겠다’는 사람은 57.2%를 차지했고 △1년 이내 25.2% △2년 이내 14.4% △3년 이내 17.3% △5년 이내 16.8% △5년 이후 26.2% 등이었다. 구입 희망 지역은 경기(45.6%)가 가장 많았으며 △강원 26.5% △충청 18.1% △경상 5.6% △전라 2.3% △제주 1.9% 순이었다. 구입 희망자금은 2억 원 미만이 65.5%였으며 △1억 원 미만 24.9% △1억 5000만∼2억 원 21.3% △1억∼1억5000만 원 19.3% △2억∼3억 원 18.8% △3억 원 이상 15.7% 순이었다.

응답자 중 남성이 73.3%, 여성이 26.7%로 남성이 많았고, 베이비붐 세대인 48세부터 56세까지의 연령대가 3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7세 이상이 34.2% △40∼47세 16.3% △30∼39세 7.9% △20∼29세 3.0% 등 순이었다. 40대 이상은 본인을 위하여, 20, 30대는 부모님을 위해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덱스 이승훈 대표는 “어린 시절 느낀 고향의 향수를 지녔지만 도시생활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이들은 도시와 시골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세컨드 하우스를 합리적 대안으로 꼽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대지면적 300∼400m²에 건축면적 50∼60m²규모, 투자비 1억 원대의 소형 전원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봄 맞아 공급 준비 한창


관련 업체들도 수요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전원주택 정보제공업체인 ‘OK시골’은 지난해 가을 강원도 홍천에서 대지 424∼606m²에 건축면적 60∼80m² 규모의 14채를 1억2300만∼1억7100만 원에 선보여 인기를 끌며 분양을 마쳤다. 이 업체는 현재 강원 홍천, 충북 충주 등지에서 세컨드 하우스 단지를 개발해 공급 중이다. 전원주택업체인 ‘랜드하우스’는 경기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에 세컨드 하우스 단지를 개발했고 ‘노블하우스’도 양평에 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건설업체와 전원주택 전문시공업체들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 SK건설 자회사인 SK D&D는 ‘스카이홈’이라는 브랜드로 67∼100m²의 중소형부터 200m²의 대형 모델까지 20여 가지 주택 모델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전원주택 시공전문업체인 ‘노블하우스’와 ‘풍산우드홈’ 등도 45∼100m² 규모의 표준주택모델 개발을 마쳤다.

○세컨드 하우스 구매 시 주의할 점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근거지와의 접근성부터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현재 주택이나 직장에서 평일 기준으로 승용차로 1시간 반 이내가 적당하고 멀리 가더라도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장소를 골라야 한다.

단지로 조성된 곳을 구입할 경우는 시행주체의 공신력과 실행능력을 알아봐야 한다. 최근 기획부동산이나 무허가 중개업자 등이 그럴싸한 개발청사진을 제시하며 건축허가도 나지 않는 땅을 대지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으로 토지를 구입할 경우는 건축허가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토지매도자가 건축허가를 책임지는 조건으로 토지매매계약을 해야 한다.

주택 건축 시에는 외관상의 화려함이나 큰 규모보다는 경제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비용은 유형에 따라 달라지지만 3.3m²당 300만 원 선이 일반적이다. 향후 활용도도 사전에 생각해야 한다. 나중에 펜션으로 운영해 수익을 올린다거나 되팔아서 구입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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