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버전 10번이상 만들어 비용절감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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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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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에 프린터 솔루션 납품 ‘EP소프트’
아태지역 15개국에 출시
“OK e메일 아직도 안지워”

EP소프트 장종윤 대표가 12일 이지프린팅세이버 솔루션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한국HP
EP소프트 장종윤 대표가 12일 이지프린팅세이버 솔루션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한국HP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EP소프트’라는 프린터 솔루션 개발 업체는 포털 검색창에 나오지도 않는 중소기업이다. 매출액이 10억 원 정도인 이 회사가 최근 글로벌기업 HP에 프린터 솔루션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이지프린팅세이버’는 종이와 토너를 아껴 최대 25%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HP는 지난달 말 공개한 중소기업용 프린터에다 이지프린팅세이버를 기본 패키지로 포함시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 시장에 내놓았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HP 건물에서 만난 장종윤 EP소프트 대표(39)는 “HP로부터 받은 ‘OK’ e메일을 아직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며 감회에 젖었다.

지난해 초 장 대표는 HP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비용 절감이 가능한 중소기업용 프린터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곧바로 싱가포르의 HP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지역 본사로 찾아가 자신을 소개했다. 그때까지 장 대표는 팩스를 e메일로 바꿔주는 ‘이지 팩스 투 e메일’, 인쇄할 때 장당 출력비를 부과하는 ‘젯 애니웨어’ 등 업무용 솔루션들을 개발해 왔다.

장 대표는 “한국에서 만난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고민도 늘 ‘비용 절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린터 분야가 비용 절감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직원을 줄이거나 쓰던 디지털 기기를 줄이는 기업은 많았지만 비용 절감용 양면 프린터는 사놓고도 복잡해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장 대표는 1년 동안 의미 없이 진하게 나오는 부분을 흐릿하게 해주는 ‘토너 제어’, 컬러로 인쇄를 안 해도 되는 부분은 흑백으로 처리해주는 ‘컬러 선별’ 등의 기능을 버튼 하나로 쉽게 쓰는 솔루션을 만들어 냈다.

이후 다시 싱가포르의 HP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지역 본사를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데모 버전’을 10번 넘게 만들어 보여줬고 ‘최대한 쉽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HP는 결국 장 대표에게 OK e메일을 보내왔다. 장 대표는 “설명서를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만드는 일이 더 생겼다”며 웃었다.

한국을 방문한 HP의 존 솔로몬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지역 수석 부사장(44)은 “한국 소비자들의 수준이 까다로워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이 보장될 정도”라며 “EP소프트의 솔루션을 선택한 것은 한국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미국이나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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