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가정 ‘삼성 안경’ 쓰고 3D TV 본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삼성전자 자체개발 제품
7월부터 日업체에 공급 예정‘3D안경’ 표준화 이끌 청신호

삼성전자가 2월 말 국내 시장에 내놓은 3D TV용 배터리식 안경. 삼성전자는 배터리식, 충전식, 성인용, 어린이용 등 다양한 안경을 내놨다. 3D TV를 즐기려면 생생한 입체감과 편안한 착용감을 갖춘 안경이 필수적이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월 말 국내 시장에 내놓은 3D TV용 배터리식 안경. 삼성전자는 배터리식, 충전식, 성인용, 어린이용 등 다양한 안경을 내놨다. 3D TV를 즐기려면 생생한 입체감과 편안한 착용감을 갖춘 안경이 필수적이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에 일본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한국산 3차원(3D) TV용 안경을 쓰고 3D 영상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2일 이르면 7월부터 자체 개발한 3D TV용 안경을 일본의 한 전자업체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일본 업체와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3D TV용 안경을 일본 내수용과 미국 수출용으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TV용 안경을 세계 시장에 내놓은 뒤 세계 전자업체들로부터 안경을 사용해 보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3D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 일본 업체가 서둘러 제품을 내놓기 위해 실제 공급 요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3D TV 시장 선점 경쟁이 점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3D 기술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셈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를 내놓은 데 이어 소니 등 일본 업체도 3D TV 발표를 앞두면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3D 산업 발전전략을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D TV용 안경은 3D TV 시청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기구다.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안경 없이 입체 영상을 보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D TV 시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3D 입체감 효과와 직결되는 안경이 좋아야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 ‘CES 2010’에서 안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받침과 안경다리를 더 편하게 만들라는 이 회장의 지적에 따라 공들인 삼성전자의 3D TV용 안경은 ‘이건희 안경’이라고 불린다.

삼성전자가 3D TV용 안경을 일본에 공급하는 데 성공하면 관련 기술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D TV용 안경은 3D TV 관련 제품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국제 표준화가 아직 안 된 분야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각 업체가 각각 다른 3D TV용 안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호환이 안 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3D TV용 안경 시장은 막 자라나기 시작한 상태라서 표준을 정하기 힘들다”며 “시장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제품이 앞으로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3D TV용 안경의 표준이 정해지면 TV 제조사뿐만 아니라 안경 업계도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규모 안경업체라도 정해진 표준에 따라 3D TV용 안경을 만들어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3D TV 시장 규모가 내년 412만 대에서 2012년 912만 대, 2013년 1597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는 3D TV용 안경 시장이 대수 기준으로 3D TV 시장의 3, 4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기획영상=치열한 3D TV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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