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렸던 조선업계, 春風에 돛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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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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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유럽서 27억달러 규모 유조선 등 수주
현대重, 20억달러 플랜트 프로젝트 1순위 선정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잇따라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처음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유럽 해운선사 4곳으로부터 유조선 9척, 동남아로부터 해양설비 1기 등을 총 7억5000만 달러(약 8625억 원)에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이어 로열더치셸사로부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시설(LNG-FPSO) 1척에 대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1월 20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LNG-FPSO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이 본계약 체결을 통해 2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수주에 성공한 유조선 9척과 해양설비를 합하면 총액은 약 2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 프로젝트 입찰에서 1순위로 선정됐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전력회사(SEC)가 발주한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입찰에서 현대중공업이 참여한 수에즈컨소시엄이 1순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 서쪽 125km 지역에 총용량 1730MW 규모의 가스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공사규모는 20억 달러 수준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해운회사로부터 상선 수주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2008년 유럽 선주사로부터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13척을 수주한 데 이어 그해 9월 한 차례 소규모 수주를 한 이후 상선 수주가 없었다. 현대중공업이 선박 수주를 중단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발주가 줄어들고 배 가격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사로부터 총 4000억여 원 규모의 원유운반선 5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잇달아 선박 수주에 성공하고 현대중공업도 대형 플랜트 수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대형 조선업계에 단비가 내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형 조선사에는 해운사들의 발주 상담이 늘어나는 등 상선 시장이 다소 호전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선박 금융 시장이 얼어붙어 있고 해운 시황도 여전히 안 좋지만 경기 회복 이후를 대비해 선박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조인갑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조선소가 간간이 수주를 하는 것은 비(非)조선 분야이고 조선 쪽은 아직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선박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조선 분야에서 큰 수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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