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건설주, 해외수주 보약 먹고 다시 뜰까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4일 03시 00분


미분양 증가-유동성 축소 우려
연초 이후 주가 12.2% 내려
PF대출 리스크 등 악재 주시
해외 비중 높은 건설사 권할만

건설업지수가 연초 이후 12.2% 하락하면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월 후반부터 발표된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고 분양경기가 좋지 않았으며 긴축에 따라 유동성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요소들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작고 수주시장이 다각화돼 있는 업체로 관심을 좁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미분양, PF대출 리스크 증가

최근 건설업지수가 좋지 않은 것은 국내외 수주 회복에 앞서 지난해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지수는 경기선행지수가 급격히 반등한 지난해 1월부터 함께 상승하며 건설 수주 회복 기대감을 먼저 반영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국내와 해외 수주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줄어들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코스피보다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수주의 회복을 주도했던 주택 공급 증가도 당분간은 소강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신규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2월로 끝나 국내 주택경기가 다시 주춤해진 것이다. 오히려 2월 전까지 쏟아졌던 공급물량이 미처 다 소화되지 못해 지난해 4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했던 미분양 주택이 최근 2개월간 다시 증가하기도 했다.

PF대출 규모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주택 경기 호황기에는 리스크로 보지 않지만 요즘처럼 분양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시행사가 PF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시공사가 이를 대신 인수하게 되기 때문. 특히 현재 2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PF 규모가 전체의 75% 수준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해외 수주물량 크게 늘어날 듯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국내 건설부문의 회복이 더딜 것이란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해외 수주 증가 추세에는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91억 달러로 회복세를 보였던 해외 수주물량이 올해 69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 때문에 국내 주택 비중이 작고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추천했다. GS건설은 올해 60억 달러 정도의 해외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해외수주 규모가 매출액의 88%를 차지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00억 달러의 해외수주를 따낼 계획인 데다 수주지역과 공정이 다양하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해외수주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 위주로 매수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광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대표되는 출구전략과 다시 증가하는 미분양 주택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포트폴리오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특히 삼성물산은 올해 14조 원 이상의 해외 신규수주가 전망돼 성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국내 PF 리스크가 적고 수주 국가가 다양해 저가 출혈경쟁에서 빚어지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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