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노동운동, 상생인가 공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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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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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최영기 윤기설 지음 / 312쪽·1만5000원·위즈덤하우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노사문제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불법과 폭력이 난무했던 과거의 노동운동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가지 않고는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먼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주장이 커질 것이다. 작년에 일부 노조들은 강경 투쟁을 벌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강경 노선을 견지한 민주노총은 탈퇴하는 산하 조합이 늘어나 세력이 약해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불가피한 조건에서 노동운동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극심한 불황으로 일자리조차 지키기 어려운 마당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강경 불법 파업을 불사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올해는 다소나마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노조의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13년 동안 유예됐던 노조 전임자 무임금제도와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영향도 본격화할 것이다. 노사가 상생할 것인지, 아니면 공멸할 것인지는 제도적인 대변화를 노사가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지에 달려 있다. 올해 노동운동과 노사관계는 대혼란을 겪을 것인지 한 단계 성숙할 것인지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노사 갈등의 이면에는 노사 간에 극단적으로 다른 견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어느 쪽이든 온건한 주장은 뒤로 밀리고 강경 노선이 득세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합리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은 설자리가 없었다.

이 책은 극단적인 주장과는 거리를 둔 노동 전문가들이 올해 노사관계를 전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전직 노동부 장관과 교수, 그리고 노동전문기자의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노동운동의 미래를 내다보고 진로를 제시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저자들이 이 책에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요지는 ‘노동운동에 자기 혁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대립과 투쟁의 노사관계를 벗어버리고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노동운동 자체가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노조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사용자 측에 대한 당부도 담겨 있다.

저자들은 작년 봄부터 총 4회의 대담을 했다고 한다. 통상 대담은 산만하기 쉽고 주제가 빗나가기 십상이지만, 이 책은 노동운동의 주요 쟁점에 대해 교과서처럼 알기 쉽게 정리해 노동문제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들은 물론 인사 노무 문제를 다루는 현장 실무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떠오르면 당장 실천 옮겨라” 아이디어 내고 관심 끄는 법

스매싱 / 정상수 지음 / 308쪽·1만4000원·해냄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인 저자가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 아이디어 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돌파구를 찾는 방법 등을 조언한 책.

저자는 광고영화제 수상작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들어 좋은 아이디어란 R, O, I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R는 Relevance(브랜드와의 연관성), O는 Originality(독창성), I는 Impact(충격적 요소)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은 또 하나의 ‘I’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손함’을 뜻하는 Irreverence다. 저자는 “아이디어는 약간의 불손함, 즉 삐딱한 시선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좋은 아이디어라도 누가 먼저 내면 그만이다. 저자는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렘브란트가 “지금 그리세요”라고 대답한 일화를 들며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곧장 실천에 옮기라고 주문한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져선 안 되며 아이디어를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자원 문제점 분석, 녹색성장의 가능성 진단

녹색성장과 에너지자원 전략 / 이재훈 지음 / 208쪽·1만5000원·나남

한국의 에너지 수입액은 2004년 496억 달러에서 2007년 950억 달러, 2008년 1415억 달러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수입액은 한국의 전체 수입액의 32.5%에 해당한다. 저자는 “증가 일로에 있는 에너지 수입을 언제까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지식경제부 에너지 담당 차관을 지낸 저자는 에너지자원의 관점에서 녹색성장의 문제와 과제를 분석한다. 녹색성장은 한국의 미래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수출주도 성장전략, 중화학공업 육성, 시장개방 등 각 시대를 이끌어왔던 개발성장 전략을 넘어 이제는 녹색성장 전략을 추진할 때라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는 성장동력으로서 녹색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저자는 “녹색성장은 산업 부문은 물론 수송, 주택 및 상업용 건물, 공공 부문 등으로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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