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 “경기과열 막자” 출구전략 시동… 한국 수출 경고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고성장에 인플레 현실화
中 지준율 높여 돈풀기 억제
印도 이달중 지준율 올릴듯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신흥국의 대표주자로 세계 경기 회복을 주도해 온 친디아(중국+인도)가 출구전략의 시동을 걸었다. 중국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인상했고 인도도 조만간 지준율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18일부터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 뒤 1년 1개월 만에 되돌려 놓은 것으로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 중소형은행은 14%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인도중앙은행(RBI)도 29일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지준율이란 은행이 고객이 맡긴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예치해 두는 자금의 비율로, 지준율이 올라가면 은행이 대출해 줄 수 있는 돈이 줄어들어 통화긴축 효과가 있다.

중국이 지준율을 예상보다 빨리 올린 것은 유동성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일부 지역의 부동산과 생필품 가격은 폭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들어서만 1주일에 6000억 위안(약 102조 원)의 대출이 나가 하루 평균 1000억 위안 이상이 풀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시중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10조 위안(약 1700조 원)으로 전년의 2배가량으로 급증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0.6%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베이징(北京)대표처의 좡젠(庄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이라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범위에서 유동성을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가 통화팽창 억제를 염두에 두고 지준율 인상 카드를 1년 반 만에 꺼내들면서 중국 경제가 확장 일변도의 기조에서 벗어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도 통계청은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인도 도매물가는 11월에 4.78%나 올랐으며 12월 첫째 주 식료품 값은 19.95%나 치솟았다.

HSBC의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프라이어 완데스포드 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중앙은행이 이달 안에 지준율을 0.5%포인트 올리고 4월에는 기준금리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도 요동쳤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23포인트(1.60%) 떨어진 1,671.41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09%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엔지수도 각각 1.32%, 1.35% 내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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