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새해 경영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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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발굴-글로벌 경영 총력전

삼 성 ‘시장 개척자’로 고객감동 추구
현대차 中-브라질 제3공장 상반기 착공
S K 中현지법인 총괄 통합법인 설립
L G 태양전지-LED 라인 등 본격가동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생존과 체력 보강’에 집중해온 한국 산업계가 새해를 맞아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10년 경영 화두는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글로벌 경영을 통한 성장으로 요약된다. 활발한 투자와 신기술 개발은 도약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기업들은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체질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는 각오다.

○ 신기술, 신시장이 신성장동력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을 경영 목표로 내세운 삼성그룹은 신사업과 신시장 발굴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창조적 조직 문화를 구현하는 것도 성장을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말 취임식에서 “임직원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동원해 ‘시장 개척자(Market Creator)’로서 고객을 감동시킬 것”을 주문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두근두근 투모로(Tomorrow)’라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 리튬 이온 2차전지 등의 신기술을 미래의 ‘먹을거리’로 제시했다.

SK그룹의 올해 화두는 ‘중국’과 ‘연구개발(R&D)’이다. SK는 각 계열사의 중국 현지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중국통합법인’을 올해 상반기에 설립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R&D 전략을 세우는 ‘SK 기술혁신센터’도 최근 신설했다. SK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모델과 상품으로 중국 사업을 하는 공급자 중심의 안이한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중국의 관점에서 중국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태양전지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생산라인을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를 통해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각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잡았다.

GS그룹은 올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GS칼텍스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공사 중인 제3중질유 분해탈황시설 등 대규모 투자 사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중국 충칭(重慶) GS쇼핑의 첫 흑자 달성도 기대된다. GS건설도 에너지 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 기술 등의 녹색성장사업에 뛰어들었다.

KT는 가정 내 유무선융합서비스(홈 FMC)와 무선인터넷을 집중 육성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통화료가 싼 인터넷전화의 장점과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의 장점을 합친 홈 FMC를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로 한 것. 편리한 무선인터넷 활용을 위해 와이브로, 무선랜 등의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 생존을 위한 글로벌 경영 가속화

글로벌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올해 대내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세제지원 정책이 끝나고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본격적인 반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브라질과 중국 제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고, 연말에는 러시아 공장을 완공한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주 공장도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롯데그룹은 10년을 묵혀온 ‘제2롯데월드’ 신축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서 건축허가를 받는 즉시 123층 초고층 빌딩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 강화도 올해 사업 계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는 2018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중국, 베트남 시장에서 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새해 목표는 김승연 회장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는 한화의 글로벌 성장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극기상진(克己常進·자신을 이기고 앞으로 꾸준히 나아간다)의 해가 될 것”이라며 5대양 6대주를 발로 뛰며 스스로 한화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2010년 화두를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의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그룹의 각 사업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이는 한편 환율, 금리, 유가 등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그룹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STX그룹은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일찍 확정했다. 올해 달성목표인 수주 33조 원, 매출 25조 원은 각각 전년 실적 대비 106%, 9% 늘어난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한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3대 생산 거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경영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위기는 기회…다시 뛰는 기업들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도 올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을 ‘포스코 3.0’의 해로 설정했다. 정준양 회장이 강조하는 ‘포스코 3.0’이란 포스코의 세 번째 단계를 의미한다. 1991년 광양제철소 완공을 끝으로 1.0에 해당하는 창업을 마무리했고, 수성과 성장을 통해 2.0을 달성했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3.0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 과정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조선 분야에서 극심한 수주 불황에 시달렸지만 육·해상 플랜트, 전기전자 등 비조선 부문의 매출 호조로 부진한 분야를 보완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조선 수주에만 의존하던 체질을 대폭 개선해 태양광, 풍력, 플랜트 등 신성장 분야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유동성 위기로 잠시 흔들렸던 두산그룹도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새해를 기점으로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 진입 목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용현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전략 △지속적인 체질 개선과 내부역량 강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세부 경영 목표로 세웠다.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총수 일가의 사재(私財) 출연 등 비상경영으로 난국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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