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인재 키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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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300명, 2007년 3400명, 2008년 4100명, 2009년 4700명….'

이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최근 3년간 삼성엔지니어링의 직원수 증가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플랜트 설계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직원 수는 최근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용시장이 바짝 얼어붙은 올해에도 600명 이상 신규 고용을 늘리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우리 인재는 우리 손으로 뽑아 우리가 키운다"는 미래전략을 세우면서부터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플랜트업계는 업체간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분야입니다. 각종 굵기의 수 억 개 파이프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공장을 완성하는 플랜트 산업은 화학, 기계공학, 건축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해낼 수 있는 고급 인재가 국내에 크게 부족하다보니 플랜트업계는 오랫동안 '사람 뺏기'를 반복해왔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3년 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은 연 평균 800명에 육박하는 신입채용을 통해 자체적으로 플랜트 인재의 풀을 키우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지금과 같은 인재난이 계속되면 앞으로 해외에 아무리 좋은 수주거리가 생겨도 (일손이 달려) 수주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인재풀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획기적 조치가 필요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수주전에서 맞붙는 플로어(Flour), 테크닙(Technip) 등 글로벌 기업은 이 회사의 10배에 육박하는 4만 명 규모의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노력은 벌써부터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수주 역량이 좋아지면서 이 회사의 매출은 2006년 2조95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8500억 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알제리 등에서 굵직한 수주들을 6건이나 잇달아 성사시켰습니다. 고용과 인재양성, 매출증대의 선순환을 이뤄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시도가 앞으로 더 많은 회사에서 적용돼 성공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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