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일자리”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금융·기업활동 분야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이 대통령, 조영미 KPE 대표이사,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남영숙 이화여대 교수,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16일 열린 경제·금융·기업활동 분야 업무보고는 일반 시민과 정부 당국자, 이명박 대통령 등이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민 60명 등 총 230여 명이 참가했다. 일부 주제와 관련해선 참석자 간 날선 공방도 벌어졌다.
재래시장 상인 대표로 참석한 김동용 씨(49)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높다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김 씨는 “이번 정부 들어 중소상인들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줬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토론을 주재한 이 대통령이 “백화점의 수수료율과 재래시장의 수수료율 중 어느 쪽이 더 높으냐”고 묻자 시중은행 관계자가 “영세상인은 2.0%, 중소기업은 2.2%, 백화점은 1.8%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그렇지 않다. 시장상인은 2.4∼3.0%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논쟁은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정부는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지금도 묘안을 찾고 있다”고 가세하면서 더욱 가열됐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자 이 대통령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나는 상인 대표 쪽 입장”이라며 “백화점은 적어도 만 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재래시장은 동전 단위로 거래가 된다. 100원, 500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곳에는 동전 단위의 규모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재래시장의 수수료율을 백화점보다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영세상인들을 위한 배려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 등을 이용해 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 부처가 만든 정책 관련 영상물에 등장하는 정책 수혜자들이 대부분 “정부 정책이 좋다. 혜택을 많이 봤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야, 저거 전부 짜고 치는 것 아니냐”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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