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주 두바이 쇼크에서 벗어나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시장엔 불안심리가 짙게 깔려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두바이 사태 후폭풍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분간 주요 국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미국 달러, 국채 금리 추이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지표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면 ‘제2의 두바이 쇼크’를 미리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두바이월드가 채무상환유예를 선언하자 두바이 채권의 CDS는 급등했다. CDS는 부도가 발생해 채권 및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으로 CDS 스프레드는 국가부도 위험이 높을수록 올라간다. 두바이 사태 이후 주요국의 CDS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태의 진원지인 중동 국가들을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재정적자가 심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CDS가 상승하고 있다. 향후 CDS스프레드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두바이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겠지만 급등세로 돌아선다면 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을 감지하는 지표로는 미국 달러화 가치와 주요 국가의 국채 금리 추이가 있다. 시장에 불안감이 커져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 위험자산인 주식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띠게 된다. 실제로 두바이 사태 이후 미국 달러화와 국채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는 1%가량 높아졌고 주요국의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해 하락세를 보였다.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미국은 0.64%포인트 하락했고 독일과 영국은 1.00%포인트 급락했다.
미국이나 유럽 증시에 상장된 아랍에미리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유럽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브이스톡스(VSTOXX)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랍에미리트 관련 ETF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의 해외투자자들이 중동 기업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토러스투자증권 박중제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럽의 VSTOXX지수는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빅스(VIX)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이면서 VIX지수보다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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