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노하우 수출’로 불황 뚫는다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대우조선, 러 즈베즈다 조선소 재건립 참여
현대, 重 러 OPK 현대화 사업 공동 추진
삼성, 重 브라질 아틀란티쿠에 기술 지원

대우조선해양은 2006년부터 오만 두큼 지역에서 현지 조선업체인 ODC가 짓는 수리 조선소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조선소가 완공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위탁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이 조선소의 조감도. 사진 제공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2006년부터 오만 두큼 지역에서 현지 조선업체인 ODC가 짓는 수리 조선소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조선소가 완공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위탁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이 조선소의 조감도. 사진 제공 대우조선해양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외 기업의 조선소 건설과 운영을 돕는 ‘조선 노하우 수출’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국영 조선 그룹인 USC와 손잡고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볼쇼이카멘 지역에 위치한 즈베즈다 조선소를 재건립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도 올해 7월 러시아 조선그룹인 OPK와 조선소 현대화 사업을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2월 러시아 USC와 현지 조선소를 권역별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 강국과의 협력사업이 현지 조선소를 통한 새로운 선박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부터 브라질 아틀란티쿠 조선소에 기술을 지원해 주고 3000만 달러의 로열티 수익을 올린 뒤 이 중 2000만 달러로 이 조선소 지분 10%를 사들였다. 삼성중공업은 브라질이 대형 해양 플랜트를 발주하면 10% 지분을 소유한 아틀란티쿠 조선소를 통해 공동 수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USC와 손잡은 대우조선도 이 회사가 발주 계획을 잡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유식 생산 플랜트, 시추선 등 200여 척의 대형 선박 수주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의 불황이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술 수출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해외 조선업체와 윈윈 관계를 맺어 수주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국(自國)의 조선업을 육성하려는 러시아 브라질 등을 도우면 미래의 경쟁자를 키우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적지 않은 기술 수출은 이들 국가와 선박 수출 계약을 할 때 기술 의무제공의 조건에 따라 이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브라질 조선업체들은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셈코프, 케펠 등 해양 플랜트 전문 업체들로부터도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양정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기술 수출이 수주로 이어지겠지만 5년 뒤에는 자원을 무기로 러시아 브라질이 새로운 조선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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