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의 유혹… 올해 트렌드는?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건강’ 손세정제 가장 많아
‘환경’ 장바구니도 큰 인기
‘복고’ 호떡누르개 등장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 이제 이 속담도 바뀔 때가 된 모양이다.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최근 유통회사들이 나눠 주는 공짜 사은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흔히 볼 수 있는 사은품에 식상한 소비자들을 겨냥해 조금이라도 특별한 사은품으로 고객의 마음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1970, 80년대 분위기의 ‘복고’,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비한 ‘건강’,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인 ‘환경’ 등과 관련된 사은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사은품은 철저한 마케팅 분석 후 결정되기 때문에 사은품을 보면 그 시대 소비자들의 선호 상품과 사회 분위기를 알 수 있다”며 “올해 이슈가 되었던 것들이 연말 사은품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사은품 마케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복고풍 사은품’이다. 복고 사은품은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쉽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단골 사은품’이 되고 있다. 제분회사인 한국마쯔다니는 최근 ‘쫄깃쫄깃 찰호떡’ 제품을 내놓으며 호떡 누르개를 고객용 사은품으로 내놨다. 겨울철 길거리 호떡집에서 호떡을 부칠 때 쓰는 것과 똑같은 누르개다. 한국마쯔다니 관계자는 “겨울에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는 제품 특성상 호떡 누르개를 사은품으로 내놨다”며 “‘호떡 누르개가 아직도 있었네’ 하면서 제품을 사 가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사은품계의 ‘제왕’은 단연 손세정제다. 신종 플루 확산에 따라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연말용 고객 사은품에서도 손세정제가 가장 눈에 많이 띈다. 와인수입회사인 수석무역은 12월 말까지 보르도 와인 ‘바롱 드 레스타크’와 이탈리아 와인 ‘피아니시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80mL 대용량 손세정제를 준다. 그동안 사은품과 거리가 멀었던 회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12월 말까지 자사 웹캠 구매 고객에게 데톨을 증정하는 ‘건강 사은품’ 대열에 동참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올해를 통틀어 환경보호를 위한 장바구니가 최고 히트 사은품으로 떠올랐다. 환경보호용 장바구니가 백화점 사은품 중 인기를 끈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백화점은 21일부터 이틀 동안 15만 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장바구니 ‘쟈뎅 드 슈에뜨’를 나눠줬지만 2만 개 물량이 오후 2시가 되기 전에 동났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올 초 처음 선보인 패션 장바구니가 인기를 끌면서 벌써 4번째 장바구니 사은품을 선보였다”며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 외에도 20, 30대 여성들의 관심을 끄는 디자인 때문에 장바구니가 인기 사은품으로 떠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