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단지인 삼성전자 탕정사업장 한가운데에는 드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군데군데 터를 닦는 굴착기가 눈에 띌 뿐 인적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바로 옆 7, 8세대 LCD를 만드는 탕정사업장 1단지의 분주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곳은 앞으로 삼성전자 LCD 사업부의 미래를 책임질 탕정사업장 2단지다. 면적은 약 211만 m²로 축구장 260개(잔디면적 기준)에 맞먹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단지에 10조 원을 쏟아 부어 ‘세계 최대의 크리스털 밸리’로 조성할 예정이다. 1단지(2003∼2010년·약 248만 m²) 투자액 20조 원을 감안하면 탕정사업장에는 총 30조 원이 투자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각종 디스플레이 생산단지를 집결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LCD뿐 아니라 삼성의 신(新)성장동력인 태양전지, 꿈의 디스플레이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3차원(D) 디스플레이 등도 함께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기흥에서 태양전지를 시험생산하는 연구개발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또 OLED 생산라인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충남 천안에서 가동 중이다. 탕정사업장은 향후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생산 허브가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LCD 산업이 정체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고, 이른바 친환경적이면서 좀 더 생생한 화질을 보여주는 ‘뉴 LCD’ 생산으로 국면전환을 할 계획이다. 이택근 삼성전자 제조팀장(전무)은 “꾸준한 투자를 통해 일본과 대만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1위를 수성(守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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