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계열사 펀드만 팔기 ‘너무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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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주기 판매’ 갈수록 심해… 투자자 선택권 제한 우려

주요 은행, 증권사, 보험사들이 계열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다른 운용사 펀드보다 훨씬 많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은행권과 비은행권 할 것 없이 펀드 가입을 알아보는 고객에게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앞세워 추천한다는 뜻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31일 기준으로 국내 주요 펀드 판매회사별 총설정액에서 계열 운용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보험 증권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금융회사는 지난해 12월 31일보다 계열 운용사 펀드의 판매 비중이 더 늘어났다. 계열 운용사 펀드 밀어주기 강도가 갈수록 높아졌다고 풀이되는 대목.

은행권에서 계열 운용사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이 회사가 판매한 전체 펀드의 설정액에서 계열 운용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4.4%에 이르렀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계열 운용사 비중이 36.3%에 그쳤지만 설정액 규모는 12조5991억 원으로 신한은행 다음으로 많았다.

비은행권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의 계열사 판매 비중이 99.5%와 90.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72.2%와 65.5%였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할 것 없이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제한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기회를 축소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펀드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8.7%로 전체 평균인 20%보다 낮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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