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선 여성복, 골프장에선 염색약을?’ 고정관념을 깬 이색 장소에서 열리는 ‘아웃사이드 마케팅’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서울시내 주요 미용실에서 진행하는 김치냉장고 쇼케이스 현장. 사진 제공 삼성전자
미용실에 등장한 김치냉장고 체험 존, 커피전문점에 차린 의류 매장…. ‘이런 장소에 이런 상품이?’라고 갸우뚱할 만한 이색 마케팅이 최근 활발하다. 스포츠에서 공이 규정선 밖으로 나가는 아웃사이드 개념을 차용한 ‘아웃사이드 마케팅’이다. 이색적인 장소에서 열리는 톡톡 튀는 행사로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기업들의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거리 매장 등 전형적인 마케팅 장소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아웃사이드 마케팅은 새롭고 기상천외한 장소에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 미용실, 커피 매장의 여성 고객 잡기
직장인 장세림 씨(34·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단골 미용실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가전 매장에서나 볼 법한 김치냉장고들이 미용실 한편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던 것. 장 씨는 “순서를 기다리면서 전시된 김치냉장고를 살펴보고, 삼행시 짓기 이벤트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 미용실과 놀이공원 등에서 볼 수 있는 이 행사는 삼성전자에서 진행하는 ‘김치냉장고 쇼케이스’다. 김치냉장고 성수기인 가을철을 맞아 주 소비층인 젊은 주부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김치냉장고 전시 행사를 열고 있다. “가전 매장까지 방문하기 쉽지 않은 잠재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의류 브랜드들은 커피전문점을 새로운 마케팅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여성복 매긴나잇브리지는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에 ‘모니터 매장’을 열었다. 탐앤탐스 매장 20곳에 설치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의류를 인터넷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진 브랜드 버커루는 서울 중구 명동점을 홈스테드 커피와 공동으로 꾸렸다. 의류 매장과 커피 매장의 경계를 없애 휴식과 쇼핑을 한꺼번에 즐기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영국의 액세서리 브랜드 액세서라이즈도 커피전문점 커피빈이 있는 건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여성 고객을 모으고 있다.
○ 이색 장소에서 소비자 관심 끌기
중외제약은 염색약을 홍보하기 위해 골프장에서 소비자를 만난다. 골프장을 주로 이용하는 중장년층이 핵심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수도권 주요 골프장에서 고객들에게 염색약을 제공하는 행사를 내년 9월까지 연다. 창포를 심어 놓은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 창포로 만든 염색약을 준다.
또 한국스티펠은 비듬치료제 홍보를 위해 미용실에서 이색 뷰티클래스를 진행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미용실과 손잡고 피부과 전문의와 헤어디자이너가 ‘올바른 두피와 모발 관리법’을 알려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색적인 장소를 발굴해 주목도를 높이는 신차 발표회는 아웃사이드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 현대자동차는 최근 경기 파주시 문화예술인마을 헤이리에서 신형 ‘쏘나타’ 전시회를 가졌다.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예술인의 작업실과 미술관 등이 밀집한 장소를 선택한 것. 앞서 8월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앞 잔디마당에서 신형 ‘E클래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세계 각국에서 펼치는 신차 마케팅을 ‘현지화’라는 화두로 풀어내고 있는 벤츠는 8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신형 ‘S클래스’ 출시 행사 장소로 쯔진청(紫禁城)을 선택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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