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를 전기차 생산기지로” 산은, GM에 새 절충안 가능성

  • 동아일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3일 GM대우에 대한 지원 규모를 당초 예정한 금액의 2배(4912억 원)로 늘림에 따라 GM대우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새로운 협상카드 마련에 나섰다. GM대우의 유동성이 개선된 만큼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식의 압박을 줄이는 대신 한국을 GM의 전기자동차 생산기지로 지정토록 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GM이 GM대우 유상증자 때 산은, 중국 상하이자동차 등 주요 주주가 포기한 주식을 인수해 지원액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의외”라며 “실제 주식대금을 납입하는지 확인한 뒤 협상전략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은 고위 관계자는 “GM 측에 제시해둔 라이선스 인정, 생산물량 보장, 경영참여 등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전략을 이미 짜두고 있다”고 말해 곧 새로운 협상안이 제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계와 자동차업계에선 산은이 GM의 핵심 신사업인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토록 하는 방안을 GM 측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배터리 생산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한국에 전기차 양산체계를 구축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프리츠 헨더슨 GM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개발에 주력해 온 GM 차량에 국내 배터리 제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안다. 두 나라의 친환경차 부품협력이 더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GM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해야 하는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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