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패션 신진 디자이너 모아라”

  • 입력 2009년 10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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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개성있는 제품 입점
패션 편집매장 개설 붐

‘백화점 편집매장은 고가 수입브랜드 매장’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서울 홍익대 앞, 동대문,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동 등지에서 활약하는 ‘숨은 고수’를 모아 한곳에서 선을 보이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이 늘고 있다.

8일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신진 디자이너 10명의 제품으로 구성된 편집매장 ‘픽앤추즈(Pick N Choose) by 신세계’를 열었다고 밝혔다.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10년간 의류 디자인 도매 판매를 해온 유지은 씨의 ‘더 베이스’, 서울 신진디자이너컬렉션에 참여했던 장원선 씨의 ‘카이자이’ 등이 입점했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8월에 국내 디자이너 핸드백 4개 브랜드로 구성된 ‘백앤백(B&B)’을 연 데 이어, 9월에는 명동 영플라자에 남성의류 편집매장인 ‘스타일 필드(STYLE FIELD)’를 열었다. 남성미를 강조하는 강동준 씨의 ‘D/D by D.GNAK’, 감성적인 캐주얼이 돋보이는 이현찬 씨의 ‘Chan+ge’ 등 4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들 디자이너 역시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해 실력을 인정받은 신진 디자이너들이다.

‘편집매장’은 비슷비슷한 브랜드만 입점해 있던 백화점들이 차별화를 위해 5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매장 형태다. ‘분더샵’ 등의 초창기 편집매장은 고가의 수입 브랜드들만 모아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에서 끼 있는 신진디자이너를 직접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1세대 편집매장에 이어 2세대 편집매장이 등장한 셈. 2세대 편집매장의 장점은 제품 가격이 기존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60∼70% 수준으로 저렴하면서도 개성 있고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시도인 만큼 아직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이른 상태다.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브랜드를 발굴·선정하고 브랜드마다 매출 현황 등을 챙겨야 하니 일이 두세 배 늘어난다. 권상근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MD는 “바이어들이 홍대 앞, 동대문,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동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며 수십 명의 디자이너를 만난다”며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에서 나오는 매출은 전체 여성복 매출의 1% 정도인데 개개인의 업무비중은 20∼30%나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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