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이백순 신한은행장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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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日예금 1000억엔 유치… 10년후 1조엔 목표
오늘 日법인 SBJ銀 영업 개시
국내 외화유동성 개선에 한몫

“올해는 1000억 엔이지만 10년 뒤엔 1조 엔(약 13조4000억 원)의 예금을 유치하겠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3일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가 유치한 엔화예금을 필요하면 한국에 들여와 국내 외화 유동성 개선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티은행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허가된 외국계 은행인 SBJ는 14일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이 행장은 이날 인천 중구 무의도 호룡곡산 산행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SBJ의 예금은 연내 1000억 엔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5년 뒤 5000억∼6000억 엔, 10년 뒤에는 1조 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금리가 0.15% 수준인 일본 시장에서 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면 일본 현지인 고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이어 “SBJ가 유치한 장기 엔화예금을 미 달러화 등으로 바꾸면 동남아시아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대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방법으로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부담을 줄이면서 해외 시장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 교포은행 인수에 대해선 “기회가 있으면 사려고 하지만 상업부동산 문제로 교포은행들이 더 어려워지고 있어 자산부채인수(P&A) 방식이 아닌 주식 인수는 위험하다”며 “섣불리 살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영업의 경우엔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은행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행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장기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출과 투자를 하기보다는 은행 체질 개선으로 더욱 강건한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변동성에 대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연체 관리와 수신기반 확대를 통한 예대율 개선, 저마진 대출의 점진적 축소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게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내년엔 은행 실적이 카드 실적을 앞설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1조4000억∼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충당금이 내년엔 대폭 줄고 2011년엔 거의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은행권의 대형화 바람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을 더 키우는 것은 덩치를 위한 덩치 키우기밖에 안 된다”며 “2m 정도의 키면 농구선수로 충분한 키이며 2m30이라고 해서 더 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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