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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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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자동차, 조선. 의료, 기계, 에너지, 항공, 건설, 국방, 로봇, 섬유 등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10대 정보기술(IT) 융합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지원하는 등 IT산업에 5년간 189조 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미래기획위원회 제5차 보고회를 열고 ‘IT 코리아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정부에서 IT산업 종합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 시스템반도체 세계 일류 수준으로
IT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면서 반도체의 4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데도 인력 부족과 불법복제 만연 등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산업을 확충하는 계획도 있다. 지난해 기준 3개사에 불과했던 ‘글로벌 100대 IT서비스 기업’을 2013년까지 6개사로 늘리고 하나도 없었던 ‘글로벌 100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은 2013년까지 2개사를 육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 프로젝트를 민관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의 전국망 구축을 다시 공식화했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시장성 등을 이유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온 데 대해 정부의 의지를 다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조선 에너지 자동차 등 제조업과 IT기술을 합친 10대 IT 융합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시스템 반도체를 세계 일류 수준으로 육성하기로 한 점이나 2012년까지 지금보다 10배 빠른 인터넷을 구축하겠다고 한 점도 눈에 띈다.
○ ‘IT 홀대’에서 ‘IT 코리아’로
이날 행사는 청와대 참모진이 개편되면서 IT특별보좌관이 신설된 직후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가 해체되고 관련 기능이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으로 분산되면서 IT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게 사실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IT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은 ‘IT 홀대론’을 불식하고 ‘IT 코리아’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인 안철수 KAIST 교수가 ‘I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방통위와 지경부 담당자들은 안 교수가 제시한 비전에 맞춰 기존 정책을 실천전략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LG텔레콤 현대·기아자동차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총출동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에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조선소’를 개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고 삼성테크윈은 감시경계로봇 등 IT와 국방을 연계한 사업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내용이 민간의 전폭적인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정부가 향후 5년간 투입하기로 한 것은 14조1000억 원이지만 민간이 맡아야 할 몫은 정부의 10배 이상인 175조2000억 원에 이른다. ‘IT 코리아’의 재도약은 민간의 자율적인 투자 여부에 성패가 달렸다는 뜻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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