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법회장, 인사-조직개편 않고 안정모드로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8분


박찬구 前회장은 잠행… 금호아시아나 오늘 새 회장 취임

31일 박찬법 신임 회장의 취임을 앞둔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박찬구 오너 형제의 전격 퇴진에 따른 후유증 최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조직을 추스르고 그룹 재도약의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그는 조직 안정을 위해 연말 정기인사 때까지 조직개편이나 임원 인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임식에는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박찬구 전 회장은 28일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직에서 해임된 이후 30일 현재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도 귀가하지 않고 시내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이날까지 박찬구 전 회장 측은 법원에 이사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민사소송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박찬구 전 회장이 법정 다툼에 섣불리 나서는 대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기다려 표 대결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내에 이렇다 할 ‘자기 사람’이 없는 박찬구 전 회장으로서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대우건설 인수 실패와 관련해 박삼구 회장의 책임론을 내세워 반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박찬구 전 회장 해임 전 이미 3형제 일가 간 뜻이 모아졌고 법적 절차 등에 대한 검토도 끝난 상황”이라며 “박찬구 전 회장 측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박찬구 전 회장이 형(박삼구 회장)과 같은 지분을 갖고도 환갑이 넘도록 회사 경영에 자신의 의견이 좀처럼 반영되지 않는 것에 불만이 컸다”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그룹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자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찬구 전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면서 계열 분리 등 이렇다 할 복안을 준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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