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고급건축물로 중동시장 공략”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새 블루오션 열겠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실적이 화려하다.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카이라인 중 대부분이 쌍용건설이 시공한 건물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1980년부터 싱가포르에 진출한 쌍용건설이 지은 건물은 호텔 병원 체육관 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하다. 여기에 내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더 기울어진 고난도 공사로 또 한번 쌍용건설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사진)은 7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상량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김 회장은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해외 시장에서도 저가 경쟁이 치열해 고급 건축물만 한 블루오션이 없다”고 말했다. 고급 건축물은 특정 기술을 보유해야만 시공이 가능해 제 살 깎기 식 저가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특히 통합형 리조트(Integrated Resort·IR)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R는 카지노 호텔 쇼핑센터 등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도심형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호텔처럼 IR에는 특이한 디자인의 건물이 많이 필요해 고급 건축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가 유리하다. 그는 고급 건축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디자인을 강조한 건물일수록 시공이 힘들기 마련이지만 발주처는 디자인은 살리면서도 비용은 최소로 줄이라고 한다는 것. 김 회장은 “결국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원가절감 방안을 찾아 미리 제안하는 프리컨스트럭션 서비스(preconstruction service)에 따라 수주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그동안 진출해 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는 해외 발주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화법의 비결을 묻자 그는 “먹고사는 재주는 하나 있어야죠”라며 겸손해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부잣집 아들은 가만히 있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가난한 집 가장은 발로 뛰어야만 살 수 있다”고 ‘진심이 담긴 듯한 농담’을 던졌다.

싱가포르=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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