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한달 휴가… 나라면 뭘 할까

입력 2009-07-09 03:00수정 2009-09-2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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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휴가 다녀온 삼성생명-하나銀 직원들은…

자격증 공부… 등산 다니고
해외 배낭여행 재충전
“복귀뒤 업무효율 높아져”

‘한 달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삼성생명과 하나은행 직원들은 4월부터 직장인들이 꿈처럼 여기는 ‘한 달간의 휴가’를 실제로 다녀오고 있다. 회사 측이 장기 휴가를 도입한 것은 연차수당 지급을 줄이기 위해서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수준의 연차수당을 안 받는 대신 직원들은 연차휴가를 모두 합쳐 짧게는 2주일, 길게는 한 달간 연이어 쉴 수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이미 한 달 장기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에 ‘나는 휴가를 이렇게 보냈다’는 글을 속속 올리고 있다. 한 달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회사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는 직원이 많다.

○ 자기계발형…자격증 ‘열공’

김상욱 삼성생명 성남지역단 교육매니저와 하나은행 김모 차장은 5월 공인재무설계사(CFP)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들은 휴가 기간의 집중적인 공부를 합격의 비결로 꼽았다. 김 차장은 “예전엔 상사 눈치 보느라 길게 못 갔던 휴가를 회사에서 쓰도록 독려해 시험을 앞두고 휴가를 갔다”며 “업무 부담 없이 시험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한 차장은 회사 인트라넷에 모범 휴가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사진 촬영이 취미인 그는 혼자 제주도에 가서 2주 동안 작품 사진만 찍다 돌아왔다. 그는 “평소 꿈으로만 꾸던 제주도에서의 사진촬영을 하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며 “관광 비수기의 제주도는 더욱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 해외여행형

부양가족이 없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미혼 사원들은 대부분 장기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평소 1주일의 휴가로는 빠듯했던 미국, 유럽 등으로 짧게는 2주일, 길게는 한 달씩 배낭여행을 하고 돌아온 직원이 많다.

삼성생명 경영관리1파트 정재훈 사원은 평소 가고 싶었던 유럽여행의 꿈을 이뤘고, 하나은행 나모 대리는 미국에서 직접 메이저리그 야구관람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몇몇 40대 가장은 학원 다니느라 바쁜 자녀와 자녀를 돌봐야 하는 아내를 남겨두고 친한 직원끼리 휴가 날짜를 맞춰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하나은행 황모 차장은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학원에 빠지기 힘들다고 하고, 아내도 아이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입사 동기와 1주일간 지리산 등반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 효도여행형

기존의 짧은 휴가 때는 자녀 위주로 휴가계획을 짰지만 휴가가 길어진 만큼 평소 못했던 효도관광을 한 직원도 많다. 이들은 제주도, 강원도, 전라도 등 국내에서 2박 3일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

4월에 한 달간 휴가를 다녀온 삼성생명 경영혁신파트 양제성 대리.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계속 병원을 오가는 아버지를 위해 휴가계획을 세웠다. 양 대리는 “두 살 된 아들, 아내,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를 비롯해 이곳 저곳 다니면서 그동안 못한 효도를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이모 과장은 2주간의 휴가 중 첫째 주는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고 둘째 주는 아내, 자녀와 함께 오붓하게 보냈다. 그는 “휴가가 길어지니 부모님, 아내 모두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아이양육형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직장 여성들은 한 달 내내 특별한 계획 없이 ‘전업주부’로 변신해 집에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 경우가 많았다.

하나은행의 한 여성 과장은 전업주부로서 한 달 휴가를 보냈다. 그는 “그동안 맞벌이 부부로 회사를 다녀 아이들에게 소홀했는데 한 달간 8세 딸, 6세 아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간식도 직접 만들어주면서 아이들을 이해하게 됐다”며 “아이를 낳은 이후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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