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한번 더 침체 예상 한국기업 투명성 강화할 때”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3분


■ 프레스보 다우존스지수 대표 방한

“세계 경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또 한 번의 큰 침체를 겪어야 할 것이다. W자형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우존스공업지수 등 13만 개가 넘는 지수를 금융시장에 제공하고 있는 세계 최대 금융정보제공회사 다우존스지수의 존 프레스보 대표 겸 편집장(사진)은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에 대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레스보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장을 지낸 경제전문가다. 그는 “모두가 회복을 기대했던 시기에 침체가 다시 시작되면 세계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돼지인플루엔자 사태가 장기화하면 침체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 유가의 요동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이윤추구만 생각하면 됐다. 재무성과가 뛰어난 기업이 번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경영, 사회공헌 활동, 주주가치 극대화, 투명성을 포괄적으로 아우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프레스보 대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따라야 하는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투명성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도 일부 대기업이 경제, 환경, 사회적 성과 및 지배구조, 경영 비전과 전략을 담은 ‘지속가능보고서’를 연례적으로 펴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춰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눔)’에 대해서는 “현명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해고 대신 장기 휴가를 보내는) 잡 안식년’ 등의 제도가 요즘 생겨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생산성 하락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전 세계가 함께 어려운 시점에서는 생산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성했던 수많은 잡초 등을 베어내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등은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레스보 대표는 다우존스지수가 한국생산성본부와 공동으로 개발해 10월 발표할 예정인 ‘한국지속가능경영지수(DJSI Korea)’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방한했다. DJSI Korea란 국내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성과를 측정하는 평가지수로 단순한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투자 기준 지수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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